실손보험 정상화 위해선 비급여 관리·보험료 조정 등 지원 필요

보험연구원, ‘실손의료보험 정상화를 위한 과제’ 정책 토론회 온라인 개최
“신규 비급여 사전승인제도·비급여 표준가격 도입 필요”
“신상품 요율 조정 주기 단축하고 보험료 조정한도 완화해야”
“상품구조 개편, 재가입주기 단축·상품 자율화 확대 방향으로 개선해야”

지속가능한 실손의료보험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비급여 관리와 함께 합리적인 보험료 조정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국민의 건강권을 실현하고 국민건강보험의 보완형으로 실손의료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8일 오후 2시 ‘실손의료보험 정상화를 위한 과제’ 정책 토론회를 온라인 중계로 개최했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진현 서울대 교수는 ‘국민건강보험의 비급여 진료비 관리 방안’이라는 주제로 국민건강보험의 비급여 관리가 미흡하여 소비자의 의료비 부담과 과다한 재정지출, 의료의 질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동시에 비급여에 대한 정보 부족과 관리 부재가 공보험과 민간보험 모두 재정의 과다지출을 유발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실효성 있는 비급여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요양기관이 심평원에 건강보험 급여비를 청구할 때 환자에게 발생시킨 모든 급여, 비급여 진료비 자료를 제출하게 하여 비급여 진료비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이를 통해 적절한 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며 비급여 자료 제출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비급여는 반드시 건보공단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하여 비급여의 발생을 억제함과 동시에 비급여 진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며 “건보공단은 비급여 실태조사에 근거하여 비급여의 표준가격을 설정하여 건강보험환자가 과도한 비급여 가격을 부담하지 않도록 하고 향후 급여 전환 시 연착륙을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보험과 민영보험의 의료이용에서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민영보험은 공보험의 법정본인부담금을 제외한 비급여 중심으로 상품을 개발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를 진행한 보험연구원 김경선 연구위원은 ‘실손의료보험 가격 규제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보험 가격 규제가 실손의료보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현행 규제 수준의 적정성에 대한 검토를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보험 가격 규제의 적용은 보험자의 지급능력 유지 여부(충분성) 및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보험료 책정 여부(비과도성, 비차별성)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며 “실손의료보험은 보험업감독규정에 의거 보험료 조정이 제한됨에 따라 보험료 조정이 필요한 시점에 필요 인상분의 충분한 반영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행 가격 규제하에서는 보험회사의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공급이 위축되고, 실손의료보험 부문 적자를 타 사업 부문으로 전가함으로써 사업 부문 간 계약자 형평성이 저해될 수 있다”며 “적정하지 못한 보험료는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건강위험 경감 노력 감소, 청구유인 증가)를 늘려 보험손실 증가 및 장기적인 보험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통계적 요건을 만족할 경우 5년 이내(출시 후 3년) 신상품 요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손해율의 안정적인 관리를 도모해야 한다”면서 “보험료 조정한도(25%) 규제를 완화하여 보험원리에 따른 합리적인 요율 조정을 허용하되 가입자 간 보험료 부담 형평성 제고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현행 보험료 규제 수준의 적정성에 대한 검토를 제시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보험연구원 정성희 선임연구위원은 ‘실손의료보험 지속성 제고를 위한 과제’라는 주제로 지속성 위기 요인을 실손보험금 구조를 통해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비급여 관리 강화 방안 및 상품구조 개편 방향을 제안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실손의료보험은 2009년 표준화 이후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실시해 왔으나 예상치 못한 의료 공급 변화, 상품구조 개편의 소급 적용 어려움 등으로 개선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손보험금에서 비급여가 약 2/3를 차지하는데 최근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 항목으로 지급되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통계 집적과 심사를 거치는 급여와 달리 비급여의 경우 가격·제공량 등의 통제 장치가 부재하고 의료소비자의 합리적 이용을 위한 제도 역시 미흡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1·2세대 등 보장구조가 변경되지 않는 보유계약이 50% 이상으로 실손가입자의 계약전환 이외에는 현재 새로운 상품구조 개편을 기존 보유계약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적 뒷받침이 부재하다”고 우려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실손의료보험의 지속성 제고를 위해 비급여 표준수가 가이드 도입, 비급여 관리 주체 신설, 비급여 적정성 사후 확인제도, 비급여 표준화·사용 의무화를 추진하고 향후 상품구조 개편을 재가입주기 단축·상품 자율화 확대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의 효율적 재원 활용과 실손의료보험의 지속성 제고를 위해서는 비급여 공급의 효과적인 관리 방안을 핵심으로 건강보장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이와 함께 실손의료보험의 합리적인 보험료 조정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