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故 이지한 씨 부친 "사인이 압사 아닌가' 했더니 확실치 않다, 마약 관련 확인해야 된다고 해"
"부검 결과, 한 달 넘도록 안 나오기도…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
"법무부 시나리오 짠 듯…어떻게 그 상황에 똑같이 '부검' 얘기 나오나"
◆…지난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유가족 간담회에서 유가족이 울먹이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고(故) 이지한 배우의 부친은 6일 검찰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 희생자 부검을 통한 마약 검사를 제안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저도 들었다. 아마 유가족들 거의 다 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故) 이지한 배우의 아버지 이종철 씨는 6일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마약 관련해서 유가족들한테 '부검' 얘기를 했다고 하던데 혹시 그런 얘기 들었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씨는 "제가 알기로 거의 다 들었다. 경찰들이 처음에 와서 '조서를 꾸려야 한다. 그리고 부검을 할지도 모른다' 얘기했다. 그래서 '아니, 사인이 압사 아닌가'라고 했더니 확실치 않다(고 했다). 그래서 부검을 해야 되고 혹시 마약 관련해서 그것도 확인을 해야 되기 때문에"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전체 유가족(희생자)분들 중 세 분이 부검을 하셨고, 나머지는 부검을 안 하신 걸로 알고 있다"며 "제가 아는 분은 아직까지 한 달이 넘었는데 부검 결과가 안 나왔다. 알아보니까 부검 결과가 한 달이 넘도록 안 나오는 것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볼 때는 국정조사에 법무부가 빠져 있는데, '부검'을 전국적으로 똑같은 얘기를 했다는 건 계획된 거라고 본다"며 "유가족들이 슬퍼하고 아무 생각이 없었을 때 정부는, 법무부는 시나리오를 다 짰던 것 같다. 어떻게 그 상황에 하나같이 다 똑같은 얘기를 하나"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MBC '스트레이트’는 지난 4일 이태원 참사 직후 검사들이 일부 사망자 유가족들에게 마약 관련 확인을 위해 부검 의사를 물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대검찰청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대검찰청에서 일선 검찰청에 마약과 관련한 별도의 지침을 내린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광주지검 검사가 유족에게 검시 및 부검 절차 관련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개인 판단으로 당시 일부 언론 보도 내용을 언급했을 뿐이며, 이는 마약과 관련해 부검을 요청하는 취지는 아니었고, 유족 의사를 존중해 부검하지 않고 시신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또 이씨는 "정부에서, 행정안전부에서 유가족들과 접촉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실제 유가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장례식장에서 한 번 서울시청과 경찰관이 뭐든 도와줄 테니까 말만 하라고 얘기했다. 그 이후부터는 없다"며 "행안부에서 23, 24일 유가족들 일부에게 전화와 문자를 발송해 '협의체와 추모공간이 필요하냐'고 20여명한테 물어봤다. 일부 유가족들한테는 문자를 보내서 '협의체와 추모공간이 필요한지 답변해 주십시오, 6시까지 답변이 없을 시에는 반대하는 것으로 알겠습니다'라고 하고서 그 다음날 언론에 냈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는 22일에 기자회견 할 때 추모 공간 필요하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고는 발생이 됐는데 정부에서 사고가 일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이들이 어디에 있었는지, 어느 병원에 있는지, 지금 상황이 어떤지 현재까지 전혀 얘기가 없다"며 "저희와 소통을 안 하려고 하는 건지, 왜 지금 상황을 이렇게 끌고 가시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