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평화협정 등 담은 美 '한반도 평화법안(계류 중)'도 도마에
野 "최광철 미주부의장, 민간단체 KAPAC 대표자격으로 美KPC 개최"
與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에 이메일로 'KPC참석명단' 요구...직권남용"
石 "미주부의장에 대한 진정·민원·탄원 다수... 공개적으로 경위 파악"
野 "KPC는 '한반도 평화법안' 지지 행사... 서무처장에 조사권한 있나"
石 "대통령 자문기구·헌법기관 책임자 아니면 관심 가질 이유 없어"
石 "前정부 대북·통일정책 중시기조, 민주평통 책임자로서 적절한가"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영상 캡처]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5일 최광철 민주평통 미주부의장이 민간단체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대표 자격으로 미국 워싱턴 D.C.에서 '코리아평화콘퍼런스(KPC)'를 개최하면서 부의장 권한을 남용했다는 의혹에 대한 경위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평통 해외자문위원들에게 'KAPAC 행사에 참석하는 자문위원들의 명단을 보내달라'고 이메일을 보내며 참석을 권유하고 독려한 것이 대통령 자문기구이자 헌법기구인 민주평통 부의장으로서 적절한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석 사무처장은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반도 평화법안(H.R. 3446)'을 지지하는 '2022년 코리아 평화 콘퍼런스(KPC)'에 해외자문위원이 참석하면 안 되는가" "최 부의장이 민간 공공외교단체 KAPAC 대표 자격으로 개최한 KPC에 참석한 평통 해외자문위원들을 조사할 권한이 사무처장에게 있는가. 조사목적이 무엇인가"라는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브래드 셔먼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이 지난해 5월 대표 발의한 한반도 평화법안은 ▲한국전쟁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미북 연락사무소 설치 ▲미국인의 북한여행 금지 규정 재검토를 골자로 한다. 그레이스 멩 민주당 하원의원이 지난해 2월 대표 발의한 '미북 이산가족 상봉 법안(H.R. 826)'은 미국 국적의 이산가족도 북측 가족을 주선하는 내용이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영상 캡처]
먼저 김경협 의원은 "한반도 평화법안은 향후 미국 정부에 요청하는 방향을 담고 있는 법안이자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방향을 담고 있는 법안"인데 "사무처장은 이 법안에 반대하는가"라고 말했다. 석 사무처장은 "제가 찬성, 반대한다기보다는 (해당 법안이) 현재 한반도 여건에 맞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석 사무처장은 "(경위조사는) 미주부의장의 그러한 콘퍼런스 개최와 관련해 수많은 진정과 민원이 들어옴에 따라 논란이 제기돼 경위를 파악하고자 함이었다. 진정을 제기한 위원들 등에게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알리기 위해 각 협의회에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위원들에게) 메일이 발송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공개적으로 경위를 파악하고 있는 것"이라며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 관심사항은 대통령 자문기구이자) 대한민국 헌법기관인 민주평통의 미주지역 최고 책임자의 민간활동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직책에 따른 여러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사무처에서 그 경위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 사무처장은 '대통령 지시인가'라고 묻는 김 의원에게 "저의 판단"이라고 잘라 말하며 "많은 평통 동포위원으로부터 정말 수많은 민원이 제기됐다. 사무처가 주어진 권한에 대해 경위 파악도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답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영상 캡처]
태영호 의원은 석 사무처장에게 "민주평통 미주부의장이라는 자격으로 여기(KPC)에 (권한을) 남용했다는 것 아닌가"라며 "개인 자격(KAPAC 대표)으로 거기(KAPAC) 회원들을 통해서라면 이런 행사를 백 번도 할 수 있지만, 민주평통 미주부의장 자격을 남용했다면 문제가 있다. 그런 소지가 있었는가"라고 질의했다.
석 사무처장은 "그러한 소지가 있는지를 경위 확인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미주부의장의 그러한 콘퍼런스 개최와 관련해 행사 전부터 미주지역 동포위원들은 물론이고 동포 언론사, 국내 관계자들까지 많은 문제를 제기해왔고 급기야는 저희에게 진정과 민원 서류를 제출해왔다. 경위를 파악해서 이것이 민주평통 최상급 직책자의 처신으로 적절한지를 파악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태 의원은 "저희 의원실이 확인한 데 의하면 민주평통 미주부의장이 미주 전역에 있는 민주평통 자문위원들한테 보낸 메일에서 (민주평통이 아닌) KAPAC 행사에 '참석하는 자문위원들의 명단을 보내달라'고 이메일을 보내 공지했다. 결국 민주평통 미주지역 부의장 자격으로 보내는 메일이 아닌가. 저는 이 점이 문제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분이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이번에 내가 주최하는 행사에 한국 여야 국회 방미단이 온다. 민주평통 자문위원들 명단을 빨리 보내주시라'고 공지했다"며 "자기가 속한 (민간)단체 행사인데 이런 공지 메일을 보낸 것은 민주평통 부의장의 직무를 남용한 것 아닌가"라고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석 사무처장은 "남용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 그런 메일을 보냈고 연락했는지를 본인에게 좀 더 확인해보고자 한다"며 "그분이 이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평통위원들에게도 참석을 권유, 독려하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영상 캡처]
김 의원은 다시 질의 기회를 얻어 "이 단체(KAPAC)가 국회 '평화외교포럼'에 초청장을 보내와 여야 의원 6명의 방미계획이 있었는데 막판에 3분이 못 가고 3분만 참여했다. 통일부 장관, 조태용 주미 대사에게도 초청장을 보냈고 몇 번 참석요청도 했다. 미국 연방의원 14명, 미 지방행정법원 법원장과 지방검찰청장이 다녀갔고 갈라 행사에만 12명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전쟁을 끝내고 평화체제로 가야 한다는 데 대해 평통도 분명히 동의한다고 했음에도 조사를 시켰다. 이런 식으로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통일정책에 반(反)한다"고 비난했다.
석 사무처장은 "반한다기보다, 현 정부의 통일정책과 대북정책,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은 전 정부와 차이가 있다는 걸 아시리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지역인 미주지역의 최고 책임자가 전 정부의 통일정책과 대북정책을 중시하는 기조로 계속 나가는 것이 민주평통 책임자로서 적절한지 한번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분이 미주부의장 직책이 아니라면 저희가 관심 가질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야 하는 거에 대해 아까 석 처장이 동의한다고 했다"며 "공식적으로 전쟁을 끝내야 재발 가능성을 낮춘다"고 주장했다. 석 사무처장은 "아니다. 저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것에 동의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한국전쟁으로 표현하지만 북한에서는 '인민해방전쟁'으로 얘기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