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정조사 시작도 전, 장관 해임? 애당초 국정조사 생각 있었나"
윤한홍 "국정조사로 '정치적 책임' 명분 약해질까 두려워한 것"
장동혁 "민주당에게 국정조사, '위선' 같은 말…이재명 지키기 위한 '인질정치'"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30일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만일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내주 중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막가파식 '자기모순 정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야가 이태원사고 국정조사에 합의한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다"며 "국정조사 계획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뜬금없이 행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던진 의도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국정조사의 조사대상에 행안부 장관이 포함되어 있는데, 국정조사를 시작도 전에, 장관을 조사하기도 전에, 장관을 그냥 해임하겠다는 것은 무슨 경우인가. 애당초 국정조사를 할 생각은 있었던 것인가"라며 따져물었다.
이어 "당대표 이슈를 덮기 위해, 국회를 계속 정쟁의 도가니로 몰아가려는 의도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건의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원한다면 원래 합의대로 국정조사에 성실히 임하면 될 일"이라며 "'자기모순 정치'는 국민의 신뢰를 더 빨리 잃어버리는 지름길이 될 뿐"이라고 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정조사 실시가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행안부 장관 해임, 탄핵 운운 그 속내를 드러냈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윤 의원은 "진실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를 하자면서, 진실을 묻고 재발방지책을 요구할 대상인 주무장관을 탄핵부터 시키겠다는 막가파식 정치행태를 내보였다"며 "재발방지책 마련은 고사하고, 제대로 진상규명을 할 생각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국정조사를 통해 행정적 책임이 약한 것으로 드러나면 정치적 책임을 물을 명분이 약해질까 두려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가 국정조사 목적이자, 본연의 존재가치인 것인데 과연 민주당이 그 목적으로 국정조사를 주장했을까. 또 다른 '참사의 정치화' 도구로 국정조사의 이름을 오염시킬 것이 분명했기에, 경찰 수사를 왜곡하여 진상규명 자체를 오도할 것이기에,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비리 수사를 덮고 방탄 목적의 국정조사가 될 것이 분명했기에 반대했다"며 "예상한 것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는 공직자는 아무도 없다. 수사를 통해 법적 책임을 따지고, 정확한 진상조사를 하고, 진정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한 후에 그 책임을 물어도 늦지 않는다"며 "이런 식으로 정쟁화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이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에 대해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한 '인질정치'는 예상을 빗나가는 법이 없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오늘로써 민주당은 협치와 민생을 땅에 묻고 그 위에 이재명 대표 방탄기념비를 세웠다. 이제 민주당에게 국정조사라는 단어는 위선과 같은 말이다. 이런 국정조사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 차라리 광화문에 나가서 방석 깔고 앉아 국정조사를 하는 것이 훨씬 더 솔직한 모습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정조사 기간 내내 국민들을 화만 나게 만들 것"이라며 "무엇 하나 제대로 밝히지도 못하면서 윽박지르고, 호통만 치다가 끝날 것이며, 이 사람 저 사람 물러나라고 겁박하며 광화문 거리로 뛰쳐나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합의 정신을 먼저 파기하고 제대로 된 조사를 시작도 하기 전에 ‘보나 마나 국정조사’로 만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 결정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해임건의안 가결 이후에도 본인이 자진 사퇴를 하지 않거나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 부득이 내주 중간에는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정기 국회 안에 이 장관의 문책을 매듭지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태원 참사 한달이 지났지만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은 국민안전을 책임져야 할 주무장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을 정쟁이라 주장한다"며 여당을 비판했다.
이어 "역대 모든 정권은 총리나 장관이 대형 참사의 책임을 지고 즉각 사의를 표하고 사퇴했다"며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하나같이 책임은커녕 진정성 담은 사과조차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전날 대통령실이 국정조사 보이콧 주장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유족과 국민 앞에서 최소한의 부끄러움이라도 느끼기 바란다. 참사의 진상규명을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를 장관의 정치 도의적·행정적 책임에 연계해 조건 삼는 것이야말로 정쟁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이날 발의돼 내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