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對중국 무역수지, 총액기준 높지만 부가가치기준 낮아"

韓→中 중간재 공급...총액기준 무역수지 더 높아
美 제3국 네트워크...韓 부가가치·생산요소 소득에 기여↑
수출전달국 비중 축소된 반면, 부가가치-소득발생국 비중 확대

한국은행(이영재 과장·이승학 조사역)은 ‘조사통계월보 논고-무역수지의 귀착분석:부가가치와 귀속소득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총액기준은 국경을 넘는 모든 수출 및 수입을 단순 집계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생산망의 고도화 등으로 인해 교역의 이득을 면밀히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어 최근 부가가치기준과 소득기준 무역수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부가가치기준은 국제 분업을 고려해 최종재 수출액에서 중간재 수입액을 제한 만큼을 그 나라의 실질적 수출로 보는 개념이고, 소득기준은 교역재 생산에 다양한 국적의 생산요소가 활용된 경우 생산요소에 분배된 소득을 국적별로 분해하고 이를 다시 국가별로 합산하는 방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총액기준 무역수지 흑자는 2020년 기준 500억달러다. 그러나 부가가치 및 소득기준 무역수지는 각각 235억달러, 266억달러로 총액기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는 총액기준으로 파악했을 때가 부가가치기준 및 소득기준으로 계산했을 때보다 더 큰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중국에 주로 중간재를 공급하는 교역구조를 가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미국 부가가치기준 및 소득기준 무역수지 흑자는 총액기준과 비슷(2014년)하거나 더 큰 것(2020년)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의 글로벌 수입수요가 우리와의 직접교역을 통해 해소되는 부분 외에도 베트남·멕시코 등 제3국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나라 부가가치 및 생산요소 소득에 기여하는 부분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베트남 등 국가가 우리나라에서 수입한 중간재를 활용해 생산한 최종재를 미국에 수출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2014년 대비 2020년에 우리나라는 수출전달국 비중이 축소되고 부가가치 발생국 비중이 확대됐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수출전달국(channel)은 총액기준 수출에 비해 우리나라 부가가치나 소득에 기여하는 효과가 작은 국가로 우리나라가 해당 교역국에 수출을 단순히 전달한다는 의미다. 반면, 부가가치 및 소득발생국(value-added, Income driver)은 총액기준 수출 대비 우리나라의 부가가치나 소득에 기여하는 효과가 큰 국가로 각각 명명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보고서는 “총액기준으로만 교역의 실익을 판단하는 경우 실제 부가가치나 소득 측면에서의 실익과는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