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기자 탑승배제, 실무선에서 명분·절차 생략해"
"강력한 항의·재발방지 약속·진정한 사과 요구했어야"
"두세 번 명분 쌓지 않아 대통령에게 부담이 잘못 가"
"홍보수석실, 반(半)기자가 돼 기자의 요구 꿰뚫어야"
"기자들, 대변인에 할 질문·대통령에 할 질문 가려야"
"문제 마무리되면 방식·내용 다듬어 도어스테핑 재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 [사진=조수진 의원 페이스북]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MBC 사태'는 대통령 홍보수석실이 접근을 대단히 잘못했다"며 "절차를 생략해 모든 부담이 대통령 본인에게 모두 옮겨가게 한 것은 참모들이 정말 잘못했다"고 비판했다.
기자 출신인 조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MBC 김건희 여사 대역 미고지 재연'에 대한 대통령실의 대응과 'MBC 기자 전용기 탑승 배제'와 '대통령 도어스테핑 중단' 결정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MBC는 김건희 여사의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고 어떻게 보면 왜곡으로 몰아갈 수 있는, 방송으로서의 본연의 자세를 갖추지 못했"고 "기자가 그런 식으로 접근한다면 계속 도어스태핑을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MBC가) 재발방지(를 약속하지 않는다)든지 명확하게 잘못된 부분을 사과하지 않는다면 우리(홍보수석실)는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명분이 있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기자들을) 대통령 전용기에 꼭 태워야 한다는 의무조항은 없다"며 "전용기에 어느 기자가 타고 안 타고를 대통령이 직접 결정하시겠는가. 아니다. 모든 게 다 실무선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홍보수석실은) ▲강력한 항의 ▲재발방지 약속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고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른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두세 번 정도 명분을 축적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절차가 빠졌지 않은가"라며 "그러니까 항상 대통령에게 그 부담이 직접적으로, 고스란히, 잘못 가는 것이다. 참모들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어떻게 했는지를 복기부터 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의원은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에서 아쉬웠던 점으로 기자들이 던지는 '질문의 성격'과 홍보수석실의 '반(半)기자정신 부족'을 꼽으며 향후 도어스테핑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수석 최고위원일 때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오찬하면서 '도어스테핑 방식이라든지 질문과 답변에 대한 내용을 다듬어가는 게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이번에 문제가 됐던 것이 잘 마무리되고 나서 방식 등을 좀 더 세련되게 바꿔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물어볼 것과 대통령실 관계자나 대변인이 질문을 받고 답할 내용이 막 혼재돼 있었다"며 "대통령의 소통이라는 것은 아주 작은 것에서도 시작할 수 있지만, 대통령의 정국 구상이나 경제에 대한 큰 틀에서의 생각을 들어봐야 한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부터 서로가 좀 고민하는 모습이 조금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홍보수석실 관계자들은 절반은 기자여야 한다"며 "기자가 요구하는 바를 정확히 꿰뚫고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질문을 받기 전에 이슈를 함께 정리해보고 이런 걸 물어본다면 어떨까 하는 사전 조율과정도 조금 필요하다. 그렇다면 좀 더 세련되게 대통령의 정국 구상을 알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도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