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태 "도둑질에 조명켰냐가 왜 중요한가. 콘셉트 사진 찍었냐가 더 문제"
"대통령실 법적대응? 촬영팀, 수행원, 카메라 등 진실 밝히면 돼"
"빈곤 포르노, 내가 만든 용어 아냐…특정 단어 매몰돼 상상력 발휘한 분들이 문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장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마치 숨바꼭질하다가 머리카락 보였냐 안 보였냐 가지고 싸우는 애들도 아니고 대통령실이 조명을 안 썼는데 왜 썼다고 하냐라고 하는 것 자체가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장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이 국민들께 숨바꼭질을 할 게 아니라 수행원이 몇 명이었는지, 촬영팀이 몇 명이었는지, 어떤 카메라를 사용했는지, 카메라에 핀 조명은 있었는지 이런 부분들을 진실을 밝히시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장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외신과 사진 전문가들은 김 여사 사진이 자연스러운 봉사 과정에서 찍힌 사진이 아니라 최소 2∼3개 조명까지 설치해 사실상 현장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찍은 '콘셉트' 사진으로 분석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내고 "장 최고위원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거짓 주장을 반복하며 국격과 국익을 훼손한 데 대해 장 최고위원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음을 분명하게 밝혀 드린다"고 반박했다.
여권에선 장 최고위원에 대한 고발 방침을 밝혔다.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22일 오전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최고위원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며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명예훼손 혐의의 형사고발 또는 손해배상 청구 등 별도의 법적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명 사용을 떠나 방문 자체도 문제 있다고 보는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외교 순방길에 아동, 환우 가족의 아동을 안고 찍는 사진들이 여러 국제기구나 아동인권단체에서 금기시하는 제한된 행동"이라며 "대한적십자사 홈페이지에도 이런 행동은 부적절하다고 빈곤 포르노라고 정의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선구호단체의 홍보대사로 가신 게 아니지 않나"라며 "정상회의 개최국 캄보디아로서는 국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고, 영부인들을 앙코르와트 사원 등에 초청한 상태에서 그걸 거절하고 본인 개인 일정을 하신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지탄받아야 마땅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건희 여사가 왜 그런 행보를 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본인 이미지 메이킹이라고밖에는 생각하긴 어렵다"며 "만약 아동을 돕고 싶었으면 본인이 거기 가서 사진 찍을 게 아니라 아동을 지원하시면 된다. 대통령이 오히려 외교순방의 성과로 대한민국은 캄보디아와의 우호적 외교관계를 위해서 아픈 아동에 대한 여러 치료 목적의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이 외교순방의 성과로 발표를 하셨으면 그건 존중한다. 영부인이 가서 사진 찍을 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빈곤 포르노'라는 표현은 '철회할 의사가 전혀 없나'라는 질문에 "빈곤 포르노는 제가 만든 용어가 아니고, 퍼벌티 포르노그라피라고 해서 여러 사전, 학술 논문, 언론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홈페이지에도 있고, 여러 가이드라인에도 배포되어 있는 내용"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를 MS라고 하지 다른 말로 표현할 수가 있나. 있는 그대로 번역한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에서도 "이 단어의 어떤 부분에 심취하셨는지 모르겠는데, 심취하신 분들이 본인 스스로도 자문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재차 사과의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성을 찾자'라고 옹호한 데 대해 "여러 자선 구호 활동에 결코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자극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세미나들을 했다. 마찬가지로 빈곤 포르노 사진을 찍어서도, 영상을 촬영해서도 안 된다"며 "굳이 특정 단어에 매몰돼 이상한 상상력을 발휘하신 분들이 오히려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에서 법적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어떤 허위사실 유포로 법적 조치를 하는지, 그 허위사실의 주요 근거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아마 빈곤 포르노 발언 관련돼서 명예훼손이 될지 모르겠다. 이건 제가 만든 용어가 아니고 의견의 표명이기 때문에 구속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제가 의혹을 제기했으면 고발부터 하실 게 아니라, 어떤 카메라 쓰셨는지, 수행원 몇 명인지 다 밝혀야 한다. 간곡하게 호소 드리고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