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반도체 칩 금수 조치에 따른 잠재적 위험이 커지면서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 국내 산업계도 대책을 세워야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수출 금지가 계속 확대됨에 따라 결국 디스플레이 업계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중국 기업들이 관련 부품 공급의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 내 기관들이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과 패널 생산능력 구축에 있어 중국의 비교우위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잠재적 위험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새로운 수출규제로 패널 공급을 직접 통제하려고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망 업스트림, 특히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나 기타 관련 반도체 칩 관련 부문은 언제 있을지 모르는 미국의 금수 조치에 대해 반응하기 시작, 일부 전자 제품 OEM을 중심으로 반도체와 관련된 패널 공급망을 재점검하고 있다.
이들 OEM은 중국의 패널과 관련된 칩에 대한 미국의 규제가 시행되지는 않고 있지만, 규제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에 대비해 대체 공급원을 찾는 플랜B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거래 제한이 지속·강화되면서 드라이버 IC와 관련된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으며 탈 미국화와 중국 공급망을 완전히 배제하려는 양 극단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OEM은 특정 공급업체의 패널을 거부하지는 않고 있지만, 드라이버 칩을 공급하는 특정 IC 설계 회사의 제품을 선호하거나 제외하려는 징후가 보이고 있다. 즉 파운드리 및 OSAT 공급자의 경우 일부 다운스트림 고객의 결정으로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중국의 IC 설계회사, 파운드리 및 OSAT 공급업체가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모델의 공급망에 참여하는 것이 금지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의 경우 오히려 중국 공급업체의 부품을 보다 적극적으로 채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파운드리들의 드라이버 IC 시장은 25% 선으로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비해 대만 회사들의 점유율은 40%를 넘기고 있다. 따라서 규제가 확대된다면 중국 파운드리 제품의 점유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쨌든 세계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규제가 시행된다면 패널과 IC의 공급망은 또 다른 거대한 용량 부족과 함께 공급 부족으로 인한 일대 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아직 우려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패널 제조에 필요한 장비나 패널을 구동하는데 필요한 드라이버 칩 제조와 공급에 필요한 장비에 대한 금수 조치가 시행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내 관련 산업계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