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證, 사옥 매각 효과로 ROE 유일 상승
키움證, 올해 종투사 진입...수익원 다각화 기대
금리상승과 경기침체 우려 등 비우호적인 업황이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악화했다. 20대 증권사의 자기자본이 1년 새 10.2% 불어나는 동안 순이익은 40.8% 감소한 영향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2개 증권사 중 자기자본 규모 상위 20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연환산 ROE는 작년 1~3분기 14.7%에서 올해 1~3분기 7.9%로 6.8%p 하락했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기초·기말자본의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들이 자기자본 대비 얼마나 이익을 거뒀는지 보여준다. 증권사들이 불어난 몸집에 비해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ROE가 14.7%에서 7.9%로 떨어졌다는 것은 작년에 자기자본 1000원을 활용해 147원의 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79원밖에 못 벌었다는 의미다.
신한투자증권은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으로 3분기 누적 순이익이 61.3% 증가했다. 이에 따라 ROE도 1년새 4.5%p 높아졌다. 2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ROE가 개선된 모습이다.
키움증권은 자기자본이 26.8% 증가한 가운데 순이익이 33.5% 감소하면서 ROE가 대폭 하락했다. 몸집을 불린 키움증권은 올해 4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신규 지정됐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 치중한 포트폴리오를 투자은행(IB) 업무로 다각화할 방침이다.
현재 자기자본 3조원을 넘겨 종투사로 인가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9곳이다.
이중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겼지만 초대형IB로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초대형IB로 지정되면 발행어음업(단기금융업) 및 외국환 업무도 허용된다.
종투사 중 메리츠증권(12.0%), 한국투자증권(9.1%), 삼성증권(8.6%), 하나증권(7.2%), KB증권(6.7%)이 ROE 상위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증권사들의 ROE 하락폭이 상당한 가운데 향후 수익성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모습이다. 최근 일부 중소형 증권사가 수익성이 낮은 부서를 폐지하고 인원을 줄이면서 증권업계에 구조조정 우려가 번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계약직 비중이 높아 비용 대비 수익이 안 나오는 부서를 중심으로 인력감축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도 증권사 수익성은 금융 및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더욱 악화할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 수익성 확보 노력보다는 건전성 관리 노력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수요 변화에 대응해 수익원 다각화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