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호황기 대비 거래대금 1/3토막... 올 1월 대비 37.6%↓
토스證 3분기 첫 흑자 vs 카카오證 적자 지속... 토스 1년 새 11배 급증
키움證 리테일 강자 굳건...안정적 수익원 확보
증시 거래대금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증권사들의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도 줄었다. 반면 핀테크 증권사인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수수료 급증에 따라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18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2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3분기 누적 수탁수수료 수익은 3조9096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3097억원) 대비 38% 감소했다.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위탁매매 수익 악화로 직결됐다. 지난달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조8910억원으로 증시 호황이 한창이던 지난해 1월(42조1073억원) 대비 1/3토막 났다. 올해 1월(20조6542억원) 대비로도 37.6% 줄었다.
수탁수수료 수익이 전년 대비 증가한 증권사는 제이피모간증권, 토스증권 두 곳뿐이다. 핀테크 증권사인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의 엇갈린 성적표가 눈길을 끈다. 토스증권은 3분기 순이익 21억원으로 첫 흑자를 달성했지만 카카오페이증권은 12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양사의 3분기 누적 순손실은 각각 147억원, 359억원이다.
토스증권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25억8000만원에서 320억5000만원으로 1년 새 11배 급증했다. 분기별로도 1분기 55억원, 2분기 119억원, 3분기 146억원으로 지속 성장했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해외주식 서비스가 매출의 30%를 차지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1분기 6조2000억원, 2분기 10조6000억원, 3분기 13조5000억원으로 지속 성장 중이다. 국내주식 거래대금 감소 영향을 해외주식 서비스의 고성장으로 극복하는 모양새다. 토스증권은 연말까지 해외주식 브로커 및 환전은행 이중화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18억5000만원에서 16억6000만원으로 10.1% 줄어든 모습이다. 4월 MTS를 정식 출시한 카카오페이증권은 3분기에 14억6000만원의 수탁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 거래대금 감소 이상으로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이 급감했다”며 “저조한 성적은 채널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하는 대목이다. 브로커리지 시장에서의 도태를 막을 조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9월 선보인 ‘신용거래융자 서비스’가 향후 실적 개선을 이끌지 주목된다. 신용공여는 자기자본의 100% 이내에서 제공할 수 있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은 토스증권보다 이익 체력이 더 낮고 판관비는 더 많이 지출하기 때문에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1위 키움증권은 수탁수수료 수익(5020억원)이 전년 대비 26.7% 감소하며 비교적 선방했다. 세부적으로는 코스닥(1271억원), 국내파생상품(426억원), 해외파생상품(1109억원) 시장에서 가장 많은 수탁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3분기 누적 국내주식 리테일 시장점유율은 30.1%로 업계 1위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사 중 부동산 익스포저(노출액)가 가장 적고 브로커리지에 특화된 사업구조로 타사 대비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며 “4분기에도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이 소폭 감소하겠지만 해외주식/파생상품 점유율이 여전히 1위인 만큼 국내 감익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4062억원)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36.6% 감소했으나 순위는 한 계단 올라섰다. 해외주식(1190억원) 시장에서는 선두를 차지했고 코스피(1514억원) 시장에서도 두 번째로 많은 수익을 올렸다.
KB증권(3387억원)은 전년 대비 39.6% 줄어든 수익을 올리며 3위를 차지했다. 코스피(1607억원) 시장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으며 코스닥(1156억원) 시장에서도 키움증권에 이은 2위다.
삼성증권은 수탁수수료 수익이 6480억원에서 3365억원으로 48.1% 급감했다. 올해 2월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최초로 선보인 삼성증권은 해외주식(898억원) 시장에서 세 번째로 많은 수익을 올렸다.
NH투자증권(3206억원)은 수탁수수료 수익이 44.6% 감소했다. 코스피시장에서는 KB증권,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3위(1402억원)다.
한국투자증권(2624억원)과 신한투자증권(2444억원)은 국내파생상품 시장에서, 교보증권(1021억원)과 이베스트투자증권(676억원)은 해외파생상품 시장에서 키움증권 다음으로 많은 수익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