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연간예산 500억 중 70% 이상 서울시에 의존
"TBS, 유예기간 후 재단법인, 독립언론 길 걷게 돼"
◆…15일 오후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간 예산 약 500억 원 중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해온 TBS(교통방송)에 대한 서울시의 예산지원이 2024년부터 중단된다.
TBS에 대한 예산지원 중단 등을 골자로 한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이 15일 오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73명 중 찬성 7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서울시 조례·규칙 심의회 심의를 거쳐 공포·시행되면 2024년 1월부터 예산지원이 중단된다.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인 방송인 김어준 씨.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 76명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비롯한 TBS 프로그램의 정치 편향성과 공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당 조례안을 추진해왔다.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원안에서 부칙 제2조(TBS직원에 대한 재고용지원)와 제3조(서울시장이 재단과 출연자산 정리에 관한 준비행위 가능 명시)를 삭제하고, 조례 시행일을 내년 7월 1일에서 2024년 1월 1일로 수정해 가결했다. 민주당이 조례안 처리에 반발해 퇴장하면서 국민의힘 단독 표결로 가결됐다.
서울시의회 문체위는 "(TBS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부터 54건의 방송법 등 위반에 의한 법정제재와 행정지도를 받아왔다. 또한, 2022년 서울시 감사위원회의 감사에서는 TBS가 방통위 등의 법정제재 이후 후속 대처가 미흡했다는 점을 지적당하면서 기관경고와 기관장경고를 받기도 했다"며 "문체위 위원들 역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TBS의 불법적, 편향적 및 방만한 운영에 대해서 신랄한 지적과 질타를 했다"고 밝혔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원내부대표는 "조례안이 유예기간 후 효력을 발휘하면 TBS는 재단법인으로 이사회가 중심이 돼 서울시와 분리해 독립된 언론의 길을 걷게 된다"며 "TBS가 시민의 사랑을 받는 독립 방송사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은 "이 조례안 처리로 TBS에 세금이 더 이상 들어가지 않게 된 만큼, 연 수백억 원의 재원은 청년층의 창업활성화와 어려운 청년들의 사회진출에 도움이 되는 사업에 우선 사용하도록 서울시와 협의해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이 가결된 15일 오후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연설이 진행 중인 서울시의회 앞에서 TBS 구성원들이 항의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0월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시의회는 TBS 폐지 조례안을 냈지만, 저는 노조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고 그런 관점에서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며 TBS 노조에 힘을 실었다. 이어 "지난 7월쯤 노조가 '사장(이강택 대표)의 특정 정파의 기운 경영이 과연 올바르냐'에 대한 판단을 내포하고 있는 내부 조사"를 했고 "1노조, 2노조가 다 '사장의 스탠스(stance)에 성찰과 결단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강택 TBS 대표는 지난 10일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밝혔다. TBS 양대 노조인 'TBS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는 해당 조례안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