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유동규, CCTV 피해 계단으로 정진상 찾아? 檢 압수수색 영장, 엉터리 조작"

더불어민주당은 15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진상 민주당 대표 비서실 정무조정실장의 주거지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CCTV를 피하기 위해 계단을 이용했다는 정 실장 관련 압수수색 영장이 "엉터리로 조작된 영장"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일 검찰은 헌정 사상 유례없는 야당 당사 및 국회 본청 동시 압수수색을 자행했다. 이에 대책위는 검찰이 압수수색 근거로 제시한 영장을 정밀 분석했고, 그 결과 엉터리로 조작된 영장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책위는 "영장에 따르면 검찰은 정진상 실장이 2019년 8~9월 무렵 유동규에게 5천만원을 요구했고, 이에 유동규가 자기 돈 1천만원과 지인에게 빌린 돈 2천만원, 총 3천만원을 정 실장에게 줬다고 주장한다"고 짚었다.

이어 "'유동규가 성남시 분당구 A아파트에 있는 정진상의 주거지 앞에 이르러, 엘리베이터에 설치되어 있는 CCTV에 녹화되지 않기 위해 계단을 이용하여 5층에 있는 정진상의 주거지까지 이동했다'라며 상당히 구체적으로 보이는 근거를 제시했다. 이는 검찰이 정진상 실장에게 뇌물 혐의를 씌우려 했던 핵심 근거였다. 그러나 대책위의 확인 결과, 검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 실장이 2019년 살았던 아파트 사진에는 유동규가 올라갔다는 계단 바로 앞이자 아파트 동 출입구부터 CCTV가 설치돼 있다. 또한 동 출입구 바로 옆에 경비실이 있어서 드나드는 사람을 다 목격할 수 있고 계단을 이용할 경우 2층부터 자동 등이 켜져서 계단 이용시 동선이 외부에서 더 잘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무엇보다 아파트로 들어오는 차량 출입구에도 CCTV가 4대나 설치돼 있다. 어디를 어떻게 들어오든 CCTV의 사각지대가 없는 구조다. 경비실 직원들에 따르면 2019년 이전부터 설치돼 있던 CCTV들"이라고 지적했다.

유동규가 엘리베이터에 설치돼 있는 CCTV에 녹화되지 않기 위해 계단을 이용하여 정진상 실장의 주거지로 갔다는 검찰 주장과는 정확히 배치된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검찰처럼 특정인의 진술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할 수 있는 물증"이라며 "가히 '인간 사냥'이라 부를 만하다. 사실 검찰 수사가 허술하기 짝이 없는 일방적 진술에 기초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검찰이 표적을 정해 놓고, 삼인성호로 없는 죄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뜻"이라고 검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검찰에 묻는다. 뭐가 그리 급했기에 아파트를 단 한 번이라도 가봤다면 감히 적지 못했을 허위 주장을 영장에 기술한 것인가. 위기에 몰린 윤석열 정권을 구하기 위해 검찰이 앞장서 국면전환 '정치쇼'를 벌인 것 아닌가"라며 "물증은 제시하지 못한 채 유동규, 남욱 등 범죄혐의로 기소된 자의 일방적 진술에만 의존하는 엉터리 수사, 더는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고형곤 제4차장 검사부터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엄희준 반부패수사1부장, 정일권 부부장까지, 검찰은 이런 허위 주장을 버젓이 영장에 적시한 이유에 대해 국민 앞에 낱낱이 해명하고, 사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남국 의원은 기자회견 후 "대개 어떤 뇌물, 부정한 돈을 전달한다고 했을 때 은밀한 장소를 선택하게 된다"며 "집이라는 사유지, 가족들과 함께 있는 그 공간에서 돈을 전달하는 것 자체가 일반적인 어떤 경험칙이나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동선을 노출시키기가 쉬운 공간에서 뇌물을 줬다고 하는 게 신빙성이 맞는지 그 진술 자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자백에 가까운 진술이기 때문에 그 진술의 신빙성도 중요하지만 그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도 중요하다"며 "이미 과거에 여러 주요 범죄와 관련해 검찰에서 여론몰이를 위해 피의사실을 유포하고 공표했지만 상당수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유념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