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국세청, 사옥 매각 새로운 사실 없는데 거액 추징금 부과"
MBC "현금 업추비 세금추징 처음... 분식회계는 '거래관행' 오해"
제3노조 "박성제 사장 등에 한 해 약 6억 7천만 원 나눠준 의심"
제3노조 "경영위기에 임원 '주지육림' vs 직원 업추비·경비 삭감"
與 "언론인 탈 쓴 정치낭인이 MBC 장악, 주무른 '언론자유 주적'"
◆…박성제 MBC 사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법인세 누락, 자회사 분식회계, 임원진 업무 추진비 편법 수취 등으로 추징금 520억 원을 부과받은 MBC는 14일 "세금을 탈루한 적 없다"며 "조세심판원 심판 청구 등 법적, 행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MBC는 올해 국세청 정기 세무조사에서 ▲최승호 전 MBC 사장시절 여의도 사옥 매각 차익에 대한 법인세 누락 ▲자회사 'MBC플러스'의 20억 원 분식회계 ▲박성제 사장 등 MBC 전현직 사장과 부사장, 본부장 등 임원들이 업무추진비 20억 원 현금 수령 등이 드러나 추징금 520억 원을 부과받았다.
MBC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여의도 사옥을 매각하면서 정확한 회계와 세무처리를 위해 한국회계기준원과 국세청에 대한 공식질의와 사전답변 수령 절차까지 거쳐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했다. 이 같은 해석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통해 거액의 추징금을 부과했다"고 주장하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MBC는 또 "전현직 사장과 임원들의 업무추진비 중 현금 지원 부분에 대해 세금을 추징한 것도 갑작스럽다"며 "경영진의 업무추진비 중 일부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는 경영진이 회사 안팎에 내는 경조사비 등을 지원하는 측면에서 20년 이상 시행해온 제도로 경영진은 원천징수를 통해 세금을 성실히 납부해왔으며 세무당국도 이 제도와 관련해 지금까지 세금을 추징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자회사인 MBC플러스가 분식회계를 통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주장 역시 본사와 자회사 간 '거래 관행'을 오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세청을 향해 "특정 기업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는 명백히 기업 비밀에 해당하는 사항"이며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세무정보가 특별한 의도 하에 일부 언론을 통해 유출된 것으로 보여지는 상황을 매우 우려하며 엄중히 항의하는바"라면서 "앞으로 조세심판원 심판 청구 등 법적, 행정적 대응을 통해 본사의 세금 납부과정이 투명하고 정당했음을 입증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성제 MBC 사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MBC 제3노조'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세무조사는 2018년, 2019년, 2020년 3년간의 MBC 회계자료를 놓고 분석한 것인데 업무추진비를 탈루한 사람들 가운데 박성제 사장 등도 포함돼 충격을 주고 있다"며 "2018년도에는 임원이 사장과 부사장, 감사를 포함해 12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해에 약 6억7천만 원을 이들에게 나눠준 의심이 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법에 따르면 업무추진비 등 법인의 비용처리는 '적격증빙'이라 불리는 세금계산서와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등을 통해서만 처리하도록 하고 있고 이러한 증빙이 없는 돈은 그 명목을 아무리 비용이라 하더라도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법인세나 소득세 탈루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2019년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서 임원들 특별활동비 문제가 정식으로 거론됐는데 '2018년 1,237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도 본부장들에게 연 3천만 원가량의 특별활동비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당시 최승호 사장 등은 즉답을 회피하면서 특별활동비 삭감을 약속하지 않았다"며 "당시 MBC 경영위기로 직원들에게 주던 연말 쌀 선물도 끊기고, 직원들의 업무추진비와 진행성 경비가 삭감되는 비상경영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주지육림'은 고집(?)스럽게 이어갔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2018년에 전직 대통령과 국정원장의 특수활동비에 대해 MBC 뉴스데스크는 매서운 시선으로 단독보도를 이어가면서 국회의 특수활동비도 비판한 바 있다. ▲"폐지하겠다"던 특활비도 '꽁꽁' 숨겨(8월 7일) ▲특활비 완전 폐지라더니…상임위는 유지?(8월 13일) ▲"아무래도 국회의장 몫은…" 미련 못 버린 특활비(8월 15일)"라고 나열하며 "그런데 특활비에 대한 뉴스데스크의 준엄한 비판은 국회로만 향해 있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이끌던 청와대나 정작 본사 임원의 특활비 사용에 대해서는 유구무언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결론은 하나다. 업무추진비를 탈루한 전현직 임원들의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를 철저히 조사해 국민 앞에 공개하고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감독하지 못한 감사국과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도 엄정하게 책임을 추궁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의 모습. [사진=박정하 의원 페이스북]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언론의 자유를 방패막이로 탈법을 저지르고 특혜를 요구해선 안 된다"며 "MBC를 장악하고 불법과 편법을 넘나들며 자기들 마음대로 주무르는 이들은 언론인의 탈을 쓴 정치 낭인"은 "언론 자유의 주적(主敵)"이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과거 최승호 전 사장의 방만 경영으로 인해 누적적자가 2,000억 원이 넘는 상황에서 '여의도 사옥을 (6,000억 원에) 매각해 적자를 메운다'는 비난 여론이 팽배하던 때 세금 탈루까지 자행한 것"이고 "카드 결제를 통해 투명하게 집행돼야 할 업무 추진비가 고위 임원들의 호주머니 속에 쌈짓돈으로 흘러 들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MBC가 국민의 신뢰를 잃고 무너지고 있는 것은 이처럼 무능하고 염치없는 이들이 회사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편향된 인물들이 정치권에 기생하며 언론사를 장악해 가짜뉴스 살포에 나서고 뒤로는 불법, 편법으로 회사와 국가에 손해를 입히는 행태는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며 "공영방송 MBC는 본디 국민의 것이다. MBC가 원래 주인인 국민의 품에 오롯이 돌아올 때 공영방송의 존엄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공정미디어소위'도 이날 성명을 내고 "사실이라면 박성제 사장이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할 일이다.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전현직 방문진 이사장도 책임을 면치 못할 터"라며 "MBC는 공정보도는 차치하고서라도 회사 운영의 기본 중의 기본인 세금조차 제대로 내지도 않은 데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 어떤 배경하에서 이런 거액의 탈세가 이뤄질 수 있었는지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