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에 10월 은행 정기예금 56.2조원↑…‘역대 최대폭’ 증가

수시입출식예금·CD·발행채 각각 44조2000억원, 6000억원, 3조원 줄어

기준금리 연속 인상 등 영향으로 은행 예금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10월 은행권 정기예금에만 56조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2002년 1월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최대 증가폭 기록이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2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의하면 올해 10월말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252조1000억원으로 전월대비 6조8000억원 늘었다.

특히 정기예금은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및 기업의 자금 유입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며 전월보다 56조2000억원이나 늘었다.

반면 수시입출식예금, CD, 발행채는 각각 44조2000억원, 6000억원, 3조원 줄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저축성예금으로의 자금이동,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기업 및 가계 자금이 유출되며 감소세를 지속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전월 12조4000억원 감소에서 4조4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머니마켓펀드(MMF)가 분기말 계절요인 해소, 국고 여유자금 유입 등으로 6조4000억원 증가했고 기타펀드, 주식형펀드도 각각 3000억원, 3조1000억원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채권형펀드는 4조7000억원 감소했다. 여신(대출) 상황을 보면, 10월말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58조8217억원으로 9월말 대비 6288억원 줄었다. 10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2004년 1월) 이후 첫 감소다. 10월에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역대 처음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주택담보대출은 1조2718억원 늘었다. 전세자금대출 취급이 다소 줄었으나 집단대출 등이 늘어 증가 규모가 소폭 확대됐다.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승, 대출규제(차주단위 DSR 3단계) 지속 등에 영향을 받아 감소세를 지속하며 1조9000억원 줄었다. 기타대출은 10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반면 10월중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169조1637억원으로 전월보다 13조7030억원 증가했다. 10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직전 최대치는 2021년 10월 10조3000억원 증가다.

대기업 대출은 9조3072억원 늘었다. 회사채 시장 위축에 따른 기업의 대출 활용 지속 등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10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2009년 6월)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전 최대치는 2015년 10월 3조1000억원 증가다.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도 4조3958억원 늘었다. 운전자금 수요 지속, 계절요인(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상당폭 증가했다. 회사채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발행 부진이 이어지면서 순상환을 지속했다. 9월 6000억원, 10월 3조2000억원이 상환됐다. 반면 CP·단기사채는 우량물을 중심으로 3조1000억원 순발행으로 전환됐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CP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금융기관이 발행한 CP는 다소 애로가 있었으나 민간기업의 CP는 우량기업 중심으로 발행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