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웃기고 있네' 메모에 총리 농담까지…이태원 참사 '저열한 인식' 드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을 향해 "왜 4시간 동안 쳐다만 보고 있었느냐"고 질타한 것을 두고 "그 말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 얘기를 듣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 윤희근 경찰청장을 향해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느냐"며 질책한 바 있다.

이어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웃기고 있네'라는 대통령실 참모진의 메모로 논란이 생긴 것에 대해 "이게 웃긴가"라며 "백수십명, 157명이라고 하는 꽃다운 생명들이 명백한 정부의 과오로 생명을 잃었는데 그 원인을 규명하는 이 (국감)장이 웃겨 보이는가. 이게 사과로 끝날 일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진지한 성찰과 사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어 "총리부터 사퇴하는 것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 것을 책임져야 한다"면서 "관계 장관과 경찰 책임자들의 경질이 아니라 파면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관계 부처 장관과 책임자들의 파면을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해야 국민들에게 책임지는 것"이라며 "꼬리자르기식으로 일선 경찰들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것으로 이 사태를 종결지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나. 왜 제대로 진지하고 엄숙하게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나"라며 "이 사태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고 반성적인 태도를 견지하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함께 추진하는 국정조사에 대해선 "진실 규명에 정부 여당이 협조를 하지 않고 있다"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특검을 지금부터 준비해 국조에 이어 특검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진실 규명에 정부 여당이 협조를 하지 않고 있다"며 "국정조사가 가장 빨리 진상에 접근하고 국민들에게 이 사태의 원인과 근본적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당에 동참할 것을 압박했다.

이에 더해 "세상에 어떤 참사에서 이름도 얼굴도 없는 곳에 온 국민이 분향하고 애도를 하느냐"며 "유족들이 반대하지 않는 한 이름과 영정을 당연히 공개하고 진지한 애도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숨기려 하지 말라. 숨긴다고 없어지지 않는다"며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다시 촛불을 들고 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참모진의 '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에 대해 "대체 이 정부 인사들 무엇이 그렇게 웃긴가"라며 "156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참사 앞에서 비통해하며 책임지기는커녕 지금이 그렇게 자기들끼리 웃을 때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신 기자들 앞에서 총리의 농담 따먹기도 모자라 수석들의 작태까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이 정부의 저열한 인식과 태도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늘 정의당, 기본소득당, 무소속 의원들과 함께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여당은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국민의 민심을 모욕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국민의 준엄한 뜻을 받들어 국정조사에 임해야 한다"며 "이 믿을 수 없는 참사의 진실은 무엇이냐고 국민이 묻고 있다. 그날 이태원 현장에서 내 자식이 왜 죽어야 했는지, 살려달라는 아이들의 절규는 왜 묵살되었는지 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진실을 밝혀야 하는 국회의 시간"이라며 "국정감사는 공개적인 자료 검증과 증인 신문이라는 강력하고 강제적인 방안이다. 국민의힘이 국정조사에 끝내 동참하지 않는다면 이는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 명령에 정면으로 맞서는 일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