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국감에서 대통령실 참모의 메모 포착

김은혜 홍보수석 황급히 지워

김은혜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죄송, 사적 얘기"

이데일리에 따르면 8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대통령비서실 참모가 이같은 메모를 남긴 것이 포착됐다.

이날 국정감사에는 김대기 비서실장을 비롯해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 대통령비서실의 참모들이 대거 참석했다.

문제의 장면은 이날 오후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대기 비서실장과 김성한 안보실장을 상대로 이태원 참사의 대응과 관련한 질의 과정에서 나왔다.

김성한 안보실장 뒷편에 앉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메모장에 '웃기고 있네'란 메모가 적힌 것을 이데일리가 단독으로 포착해 전파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강 수석 왼쪽에는 김은혜 홍보수석, 오른쪽에는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이 앉았다.

메모는 정황상 옆에 앉은 김은혜 수석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은 곧바로 펜으로 '웃기고 있네'란 글자를 지웠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강 의원이 대통령실을 상대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책임을 묻고 있는 도중 이같은 메모를 했다가 지운 정황이 포착되면서 대통령실이 국정감사에 임하는 태도와 이태원 참사를 대하는 자세가 파장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강 의원은 "10일 17일자 경찰청이 대통령실에 보고한 내부자료에 10월 29일날 핼러윈축제에 대규모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이를 국정상황실장이 봤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김대기 실장에게 이를 공유받은 적 있냐고 묻고는 "이 정보를 받고 핼러윈데이 때 잘 챙겨보라는 말을 경찰청에 했어도 이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라며 대통령실의 대응을 질책하고 있었다.

메모가 언론에 보도된 직후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참으로 경악스러운 기사를 봤다"며 "이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서 퇴장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운영위원장인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이에 대해 "누가 쓰신 겁니까?"라고 물었고 강승규 수석과 김은혜 수석이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 수석은 굳은 표정으로 "물의를 빚어 정말 죄송하다"며 "그 사안은 강승규 수석과 제가 다른 사안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그 (메모지) 안에 적은 것이 (민주당) 의원님 말씀처럼 비칠까 우려돼서 제가 지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해를 빚어지게 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 단연코 이 부분이 위원님의 발언이나 국감 상황 관련해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며 "개인적으로, 사적으로 오간 이야기"라고 말했다.

강승규 수석 역시 "사적으로 나눈 대화로 제 메모지를 김은혜 수석과 나누고 그냥 지운 것"이라며 "제 메모지가 옆에 있었기 때문에, 사적으로 어제 일을 갖고 이야기를 하다가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해명을 이어갔다.

그러나 주호영 위원장이 사적 대화 내용을 묻자, 강 수석은 "얘기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주 위원장이 "그런 것을 바로 이야기해야 오해가 풀릴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강 수석은 "사적 대화를 여기서 공개할 이유는 없다"며 "어제 나눈 두 사람 간의 해프닝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강득구 의원은 "거짓말 여왕, 김은혜 수석"이라고 외쳤고, 야당 의원석에서는 "정말 용납이 안된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주 위원장은 두 수석에게 엄중히 경고한다며 후속조치에 대해서는 양당 간사들끼리 협의가 있을 것이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미 지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중 발언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되고 이에 대해 해명('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다)하는 과정에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어서 더욱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