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은이 1일 공개한 ‘2022년 19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에 따르면 A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통상의 인상폭보다 큰 0.50%p 인상하여 물가상승압력과 외환부문의 기대쏠림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라며 “기준금리의 큰 폭 인상은 외환시장의 일방향 기대심리를 완충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또 “물가상승률의 둔화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현재의 전망경로가 유지된다면 통화정책의 긴축기조를 이어가되,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향후 국내외 경제 및 금융상황을 보아가며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B 위원은 “우리 경제는 거시경제의 대내외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물가불안과 환율불안이 동시에 발생하고 그 영향으로 금융안정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대내외 통화가치의 안정회복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화하여 정책기조를 긴축적 수준으로 조기에 전환하고 물가안정세가 확고히 다져졌다고 판단될 때까지는 그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며 “선제적인 통화정책 기조는 원화가치에 대한 대내외 신뢰를 높임으로써 거시경제의 안정은 물론 레버리지 완화를 통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충격에 대비한 금융시장의 복원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 위원은 “경기의 하방위험이 증대되고 물가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나 물가상승 수준이 여전히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 2%를 크게 상회하고 고물가의 확산과 지속성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과 환율경로를 통한 물가상승압력을 줄이는 것이 거시경제의 우선적 과제”라며 “향후 인상 폭과 속도는 해외 주요국의 경기 및 금리 경로, 국내 성장과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과 금융시스템 전반의 감내력 등을 고려해 결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 위원은 “여전히 높은 물가에 대처하고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크다”라며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하여 고민했던 가장 큰 문제는 의도치 않은 과도한 경기 하락 가능성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 우리 경제가 현재의 금리수준과 향후 당분간 이어질 수 있는 금리인상 기조를 감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취약부문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선제적 대책 마련도 필수다. 최근 외화 단기차입 가산금리와 외평채 CDS가 상승했다. 양호한 대외신인도를 유지하기 위해 외화자금시장의 상황과 대외건전성 지표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을 냈다.
6명의 금통위원들 중 박기영, 서영경, 이승헌(부총재), 조윤제 의원 등 4명의 금통위원이 0.50%p 인상을 주장한 반면 신성환, 주상영 의원 등 2명의 금통위원은 0.25%p를 올려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제시했다.
E 위원은 “기조적인 고인플레이션 흐름에 대응하여 긴축 기조는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그 정도는 과도하지 않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통화정책의 파급시차를 고려할 때 최근의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파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중후반 국내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내외 금리차가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자본유출 및 환율상승을 우려한 선제적 통화정책보다는 상황 전개에 따른 유연한 통화정책이 실물경제 및 물가 경로의 위험관리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F 위원은 “다른 조건에 변화가 없는 한 경기와 고용을 과도하게 수축시키지 않으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근원물가 상승률을 2% 내외로 안정시키기 위한 기준금리의 상단은 3%대 초반 정도”라며 “그 수준에 도달한 후에는 인플레이션의 하락속도와 목표치로의 수렴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부문의 안정도 통화정책 결정 시 주요 고려사항이기는 하지만 불규칙한 환율변동에 대하여 기준금리 조정으로 일관성 있게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원칙적으로 급격한 자본유출과 대외신인도의 추락과 같은 한계적 상황에 봉착하지 않는 한 국내 경기와 물가, 그리고 금융안정 상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