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정치 보복...자의적·선택적으로 짜 맞추고 있어"
"故이대준 씨 北 해역 발견시 위기관리 매뉴얼 작동 안 했다? 당시 상황에 적용되는 매뉴얼 아냐"
"국방부 SI 분석 보고에 '월북의사 표명'…공개하면 논란 해소될 것
"실종 확인 직후, 선박 항공기 동원 수색…남북통신망 단절돼 '다른 통신망' 활용"
"탈북어민 북송 사건, SI 정보와 탈북민 분리 심문 일치…범죄 저지른 도피행각, 목적 귀순 아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흉악범죄자 추방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지원 전 국정원장. [사진=연합뉴스]
또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해 당시 첩보 내용을 삭제하는 등 사건을 은폐했다는 감사원의 주장에 대해 "삭제 지시가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전 실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처분이 종료된 사건을 정권이 바뀌자마자 정권 차원의 기획으로 선별적 사실만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관련 부처들을 총동원하여서 번복하고 또 수사하는 것은 정치 보복 이외에 달리 생각하기가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안보실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정부는 월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 다른 실종 원인에 대한 명확한 근거와 판단을 제시해야 한다"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월북 몰이'를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도 근거도 없는 마구잡이식 보복에 불과하다"고 적극 반박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에서 故 이대준 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것을 파악한 뒤에도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 왜곡이다. 감사원이 지적한 위기관리 매뉴얼은 그 당시 상황에 적용되는 매뉴얼이 아니다"며 "월북 의사를 표명하고 구조 정황이 확인되는 상황은 우리 국민이 북한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억류되는 상황을 상정한 매뉴얼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당시 월북 판단 근거에 대해 "해상에서 실종자가 발생한 만큼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실족이다. 당시 실종자가 승선한 무궁화10호가 정박 중이던 곳이 기상이 매우 양호했다. 또 무궁화10호의 현측 난간 높이, 두께 등을 고려하면 오랜 기간 원양어선, 어업지도선에 승선했던 경력 있는 실종자가 실족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라며 "극단적인 선택의 가능성도 추정할 수 있었지만 당시 9월 22일 실종자가 북측 수역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을 타고 발견됨으로써 그 가능성은 고려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면 남은 가능성은 월북이다. 북측 수역에서 발견된 사람이 실종된 공무원이라는 정황이 담긴 SI첩보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SI첩보 분석보고를 한 것"이라며 "청와대는 정보기관도 아니고 첩보기관도 아니다. 정보와 첩보를 입수한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분석보고를 한 것으로 이것을 숨기면 그게 은폐"라고 부연했다.
또 "당시 정부는 실종 사실을 확인한 직후부터 선박과 항공기 20여 대를 동원해서 수색했고, 그 과정에서 당시에는 남북 간에 직접 교신할 수 있는 통신망이 모두 단절된 상황이었다"며 "(남북 간에) 직접 교신할 수 있는 통신망이 모두 '단절'되어 있었던 상황이라 우리 '남북통신망'이 아니라 '다른 통신망'을 우리가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I(특별취급기밀정보)가 공개되면 논란의 상당 부분이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 손에 감긴 붕대, 인근 중국어선 등이 발견됐다는 지적에 대해 "그 부분은 정말 금시초문"이라며 "아마 국정원도 감사원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는 것 같은데 정말 우리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첩보 삭제 지시가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나'란 진행자의 질문에 "단언한다. 밈스(MIMS,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에 탑재된 것을 삭제했다고 하는데, 밈스는 정보를 저장하는 곳이 아니고, 정보의 전파수단"이라며 "예를 들어 이 정보는 영관급 이상에게 전파한다 해서 영관급 이상으로 갔다가 보니까 너무 민감하니 이것은 장군급 이상으로 전파를 제한하자 하면 이게 전파 제한이지 정보 삭제인가. 전파하는 대상을 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현 국방부 장관이 이 사건과 관련한 첩보의 원본이 존재하며 현재도 열람이 가능하다 얘기한 것"이라며 "민감한 정보가 불필요한 단위까지 전파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배포선 조정을 삭제로 규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북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선 "남한에 살고 있는 주민 모두가 한국 국민이 아닌데 헌법 어디에 북한 주민 모두가 한국 국민이라고 돼 있는가. 헌법 제3조 영토조항을 가지고 얘기하는 거지 않나. 우리 국적법은 속지주의가 아니라 속인주의를 채택하고 있다"며 "SI첩보와 살인범 두 명의 분리신문 결과가 완전히 일치한다. 희대의 흉악범이란 것은 이미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 정말 엽기적인 범죄를 저지른 희대의 살인마다. 16명의 동료 선원을 도끼와 망치로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가 범죄를 저지르고 도피행각을 벌이다가 도주를 목적으로 남쪽으로 넘어온 것이 어떻게 이게 귀순인가"라며 "목적이 귀순이 아닌데 수단으로 귀순을 선택한 것은 진정한 귀순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