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ishna Srinivasan IMF 아태국장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크리슈나 스리니바산(Krishna Srinivasan)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국민연금과 통화스왑을 체결하는 등 외환시장의 수급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충분한 대응 능력을 갖추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금융시장 여건이 상당히 긴축되고 있으며 유럽은 급격한 경기 둔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중국의 급격한 성장 둔화 등 우려했던 세 가지 리스크 요인이 현실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아시아는 인플레이션이 다른 지역대비 원만하게 상승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며 “신흥 개도국을 중심으로 식품가격 상승 등 근원물가마저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크리슈나 국장은 “아시아 지역은 통화정책 속도가 상대적으로 완만하며 금리인상 사이클 동조화 현상은 확대되고 있다”며 “미국대비 내외 금리차도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통화는 급격하게 절하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해당지역과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추가적인 절하의 가속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시아지역 대외 수요도 중국수입 물량이 큰 폭으로 축소되면서 일본, 한국 등 이웃국가들의 성장모멘텀도 약화되고 있다”면서 “아태지역은 전 세계 생산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데 급격하게 세계 경제가 분절화될 경우 아시아 태평양은 상당히 타격을 받을 것이다. 아시아는 이런 리스크 요인에 직면한 가운데 경각심 가지고 정책의 면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1997년과 같은 경제 위기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은 GDP 대비 외환준비금이 1997년 4%에서 25%로 확대된 상황이며 단기부채를 커버할 수 있는 커버리지도 30%에서 3배로 늘었다. 경상수지도 예전 적자에서 지금은 흑자이고 대외순채권국으로 달라졌으며 금융부문 또한 회복력이 견고하다”면서 “전체적으로 우량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공공부채가 GDP대비 55%로 누증된 점”이라며 “정부부채가 GDP대비 60%를 넘지 않도록 정부부채를 관리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정정책은 예산에 미치는 영향을 중립적으로 관리하고 통화정책을 뒷받침하도록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는 정부부채보다 개인부채 우려가 더 크다는 기자들의 물음에 그는 “한국의 경우 정부부채가 GDP의 60%를 넘지 않겠다고 설정했다. 중기적인 틀을 설정하고 반드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신뢰도 제고에도 효과가 있고 한국은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특정층에 대한 부양의지가 생기기 마련이다.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지원을 하며 상반기에도 재정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 한국정부는 빈곤층, 취약층에게 지원하더라도 예산에 맞춰 중립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재정정책은 통화정책을 보완하는 선으로 일관되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금리 역전으로 원화가 지속되는데 한국경제 여건 상 어느정도까지 허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인플레이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미국 금리는 계속 상승할 것이다. 한국은 인플레이션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금리 차는 좁혀질 것으로 예상한다. 언제 통화정책을 미세조정할 것인가는 각 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태국장은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고 근원인플레이션까지 고조되고 있다. 이 점에 유념해 통화정책으로 정면 대응해야 한다”면서 “재정정책은 통화정책을 보완하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취약층 지원을 해도 예산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어야 하며 이미 잘하고 있지만 중기 재정정책 프레임워크를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에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기업부채, 노동시장의 상흔효과(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하는 것)와 지역경제 분절화로 인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 리스크 요인 변화에 따라 한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의 성장경로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