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공매도는 주식시장에서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음으로써 차익을 얻는 매매기법을 의미한다.
지난 6일 열린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일정 요건이면 공매도를 금지하는 아이디어를 내부적으로 검토한 적도 있었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그걸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 “시장조치는 굉장히 민감하다. 금융위가 최종적으로 결정하지만 그 과정에서 거래소나 시장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듣는다”고 답변했다.
금융위원장의 ‘자세한 계획을 언급하면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소극적 입장과는 다르게 이복현 금감원장은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했다.
11일 열린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이 원장은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공매도 대책은 사후 적발, 처벌 위주인데 사전차단, 예방이 중요하다. 허위정보를 실시간 확인해서 해당 기업에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전환사채 현황을 모니터링해 개인투자자들에게 공개함으로써 정보비대칭을 해소해야 한다”며 “공매도 대차 후 90일 경과 시 보고하도록 한 것도 30일로 낮춰야 공매도 세력이 작업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현행 공매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주식가격 하락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며 한시적이라도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금융위와 금감원의 불협화음 속에서 최근 공매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의하면 지난주 KOSPI200 종목들에 대한 공매도 비율(short ratio,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율)은 10%를 상회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거래량 비율을 최근 1년간 평균값과 비교하면 지난주 수치는 +3 표준편차 수준을 상회해 +4 표준편차 수준에 근접했다”며 “2019년 5월 당시를 제외하면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2019년 5월 공매도 급증 당시 시장(KOSPI200)은 한달 뒤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해 8월에 저점을 기록했다”면서 “2019년 8월 KOSPI 반등이 美 연준의 금리 인하 전환과 함께 나타났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장은 비슷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현행 공매도 제도가 개인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는 만큼 공매도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한양대학교 겸임교수)은 “현행 공매도 제도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불만이 크기 때문에 공감과 균형이 담긴 공매도 개선안이 필요하다”며 “금융당국도 공매도 문제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 것이다.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을 개선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을 선진화함으로써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임을 공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개별종목의 주가 하락률, 공매도 비중,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배율, 공매도 비중 평균이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 다음날 차입 공매도를 금지하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강화해 24일부터 본격 시행한다.
거래소는 적출유형을 추가해 공매도 비중이 과다한 종목이 적출될 수 있게 했다. 공매도 비중 30% 이상이고 주가하락률 -3% 이상이며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배율 2배 이상인 종목을 유형4로 신설했다.
또 과열종목 지정 후에도 주가 하락률이 과도한 종목을 추가로 공매도 금지 기간을 일별로 추가 연장해 적출 기준을 강화했다. 공매도 금지일 또는 금지 연장일에 해당 종목 ‘주가하락률이 –5% 이상’일 경우 금지기간을 다음 거래일까지 연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