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급' 된 나경원, 당권주자 이탈로 與, '친윤 후보' 압축 나서

與 전대 앞두고 당심 분산 우려에 친윤 후보 정리

차기 당권주자...김기현·윤상현·안철수·유승민 거론

천하람 "친윤 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의 1 대 1 구도"

나경원 "저출산부처 신설은 호랑이 힘...尹, 호랑이 돼 달라"

정치권에서는 친윤 후보들의 표가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작업의 일환으로 ‘당권주자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친윤 대 비윤 경쟁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비윤'의 유승민 전 의원이 최근 차기 대표 선호도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나타내며 급부상하자 '당심 분산' 우려에 친윤 후보군 정리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 전 의원의 당권 주자 이탈로 현재 거론되는 당권주자는 친윤(친윤석열)쪽에서는 김기현·윤상현 의원과 중도는 안철수 의원, 비윤(비윤석열)은 유승민 전 의원 등이다. 정치권에서는 나 전 의원의 지지율이 차기 당권주자인 안철수, 김기현 의원 등에게 분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004년 17대 국회부터 4선을 하고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지낸 나 전 의원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보수진영의 대표적 여성 정치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도 당심에서는 1위를 차지해 전통 당원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보수 성향이 강해 중도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당대표 출마와 관련 “아직 당대표 부분은 깊게 고민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국힘 지지층 여론조사는 항상 제가 1등”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었다. 그런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은 당대표 출마를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천하람 혁신위원은 14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나 전 의원 인선에 대해 "이 자리에 가는 이상 추가적으로 당대표까지 하기는 부담스럽다"며 "당권레이스에서 멀어진 것으로 보고 있고, 이런 식으로 조정을 거쳐 친윤 후보와 유 전 의원의 1 대 1 구도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당내에서 지배적"이라고 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전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부총리급으로 상당히 예우와 대우를 해 준 것이다. (인선이) 발표되자마자 제가 나경원 의원의 상황을 제일 잘 아는 분하고 통화했다. 제 첫마디가 '그럼 당대표 안 나가시나?'그랬더니'네, 안 나가십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친윤 후보를 단일화시킬 거라고 얘기를 많이 했는데 나경원 의원이 단일화 형식으로 해서 정리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유승민 전 의원이 당대표가 되는 경우는 어떤 일이 있어도 막을 것"이라며 "윤핵관들과 함께 당권을 잡아서 2024년 총선 공천에 본인이 원하는 구도대로 사람을 공천해야하는데 유승민 대표가 되면 여러가지 계획과 구도가 무산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나경원 전 의원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부위원장 위촉장을 받은 뒤 페이스북을 통해 "비상근 부위원장으로서의 한계는 있지만 저출산고령사회 대한민국으로부터의 탈출이 없이는 대한민국의 내일이 없다는 각오로 이 어젠다를 챙겨보려 한다"며 각오를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대한민국의 존망이 달린 중요한 어젠다를 다루는 위원회"라며 "대통령이 위원장이고 나는 비상근 부위원장, 7개부처 장관이 당연직 위원"이라고 밝혔다. 장성철 소장이 밝혔듯이 비상근 부위원장은 부총리급에 해당한다.

이어 일본이 저출산장관직을 신설해 국가 역량을 결집한 결과 출산츌이 반등했다며 저출산 부처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회 특위위원장으로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일본 특임장관인 1억총괄상의 말이 귀에 맴돈다"며 "저출산부처 신설은 호랑이의 힘을 빌린 것이다. 즉 총리의 관심과 의지의 표명이 힘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대통령께서 그 호랑이가 되어주는 것부터가 그 시작일텐데 위촉식과 그 직후 간담회에서 그 의지가 확인되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