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후반기 국방위원 국회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제1차장, 이종섭 국방부장관,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을 조사해야"
"감사원 인원 12명에게 SI 인가 줘... 남은 건 안보 위해·국익 훼손"
"감사원, 전 정권 인사들 검찰에 수사 요청... 대한민국 정쟁의 도가니로 몰아넣어"
국정조사 추진, 추가 고발 예고도
◆…더불어민주당 전·후반기 국방위원들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조동현 기자>
김병주, 홍영표, 설훈 의원 등 민주당 전·후반기 국방위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별취급정보(SI)의 중요성과 민감함을 모르는 감사원은 무차별하게 정보를 노출하고 국익을 훼손하고 있다"면서 "감사원 보도자료에서는 일부 SI 내용이 언급돼 있다. 존재 자체도 민감한 SI를 감사원이 동네방네 떠들고 있는 것"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12명이나 되는 감사원 인원에게 SI 인가를 주더니 남은 건 안보 위해와 국익 훼손뿐"이라며 "감사원은 수사대상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국방위원은 감사원 감사 요구를 한 상태"라며 "또한 감사원의 헌법 유린과 감사원법 위반에 대해 즉시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위법 사항에 대해 추가로 고발 조치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이들은 감사원의 판단 배경에 대통령실 차원의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는 미래는 버리고 과거만 바라보며. 민생보다 사정 정국을 택했다"며 "지난 국방부 국정감사 과정과 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 사건 TF 활동을 통해 서해 공무원 사건의 결론 번복 자체가 명백한 정치기획임이 드러났다. 윤 대통령 취임 직후 열린 NSC에서 방향을 마련해 국방부, 해경, 국정원 등 관계 기관이 ‘월북 번복’과 수사 종결 계획을 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방부는 국감 당일 밤 말을 바꿔 5월 24일과 5월 26일 열린 NSC 회의에서 수사 종결 논의는 없었다고 했지만 은연중에 인정한 바 있다"며 "국방위 질의 과정에서 이종섭 국방부장관과 신범철 차관은 올해 5월 24일과 26일에 열린 NSC 회의에서 서해 공무원 사건과 관련한 수사 종결 논의가 오갔다고 인정한 바 있다. 5월24일 NSC 실무조정회의에서 개입은 시작됐다"고 밝혔다.
또 "안보실 1차장이 주관했고 국방부 차관이 참석했으며 NSC와 무관한 해경청장과 수사국장이 참석했다"며 "5월 25일 국방부 장관은 정보본부의 '월북추정보고서'를 보고받고 SI 자료를 열람했다. 5월 26일 있을 NSC 상임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5월 26일 또 한차례 NSC 상임위원회의가 열렸고, 국방부장관, 국정원장과 회의와 무관한 해경청장도 참석했다"며 "이후 해경은 5월 31일 수사 종결을 건의 받아 6월 3일 수사 중지를 의결했고 국방부는 정책기획차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6월 3~16일 해경 수사 발표 시 국방부 추가 설명 보도자료를 작성했다. 어떻게 국방부가 수사 종결 상황에 대해서 훤히 알면서 작성하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결국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주도로 관계기관이 합을 맞춰 종결 시점을 정하고 말을 맞춘 게 드러난 것"이라며 "감사원과 검찰은 대통령의 구색을 갖추기 위한 하청 기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이 서해 공무원 사건 조작 프로젝트의 원점"이라며 "감사원의 검찰 수사요청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액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건물로 출근하고 있다. 감사원은 13일 문재인 정부 당시 핵심 안보라인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왜곡한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자들을 검찰로 넘겼다.감사원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지난 57일 동안 감사를 벌인 결과 당시 5개 기관에 소속된 총 20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고도의 정보 판단과 결정이 필요한 '안보의 영역'에 '수사의 영역'을 끼워놓으려니 무리한 수사 과정과 끼어 맞추기만 계속된다"며 "감사원은 안보 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는 첩보와 정보도 구분 못하고 조사했다"고 비판했다.
또 "첩보가 점이라면 정보는 선을 연결해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다. 첩보 하나로 그림을 완성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라며 "지금에서야 첩보를 모은 정보를 보니 전체 퍼즐이 맞춰진 것처럼 보이지만 숨 가쁜 정보 전장에서 첩보를 잇는 건 쉬운 일이 아니며, 고도의 전문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군이 확보한 SI 첩보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정황이 확인된 건 2020년 9월 22일 밤이었지만 그때는 말 그대로 점과 점을 모은 날 것의 첩보이고 아직 완성된 그림형의 정보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군 SI 첩보가 북한 해역을 CCTV처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군이 그 첩보를 다각도로 분석해 최종적으로 사실로 판단한 건 9월 24일 아침이다. 이는 당시에도 발표된 내용이고 최근 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 사건 TF에서 합참을 방문해 재확인한 내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시 합참과 국방부에서 관련 첩보와 분석한 정보를 통해 월북으로 판단한단 보고를 여야 국방위원들에게 했다. 명백한 사실을 정치적 목적으로 왜곡, 조작하는 것은 군의 명예와 신뢰를 훼손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국기문란 행위"라며 "심지어 당시 그 첩보 분석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사실 정황'이 추가로 입수됐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기에 첩보 분석은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묻겠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 SI 첩보를 유관기관인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안보실 모든 구성원에게 다 공개하고 있나"라며 "월북이라는 단어를 처음 꺼낸 것은 SI 첩보를 분석한 국방부였다. 국방부 분석은 안보 영역에서의 분석이었다. 당시 청와대는 군의 안보 영역의 보고를 신뢰했을 뿐이고 우리 군의 보고를 상당 부분 신뢰했던 것이 대체 왜 문제인지 납득이 안 간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료 삭제 운운하는 것도 전형적인 사실 왜곡이다. 지금 군이 보유하고 자료 중 사라진 것이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군의 SI 첩보는 이번 사건이 벌어지기 전엔 그 존재를 아는 사람조차 별로 없던 민감한 정보"라며 "그런 첩보가 여기저기 새어 나가면 피해 보는 것은 우리의 안보"라고 했다.
이들은 "첩보의 추가 공유를 차단하고자 한 배포선 축소가 어떻게 은폐의 근거가 되나. 심지어 보안 규정을 준수한 것인데 말이다"라며 "감사원이 삭제했다고 주장하는 자료 중 지금 윤석열 정부 손에 원본이 남아있지 않은 자료가 있는가. 대체 삭제된 자료의 리스트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민주당 진상규명 TF가 국방부를 방문해서 확인했을 때, 관련 자료는 원천적으로 삭제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 삭제란 단어로 본질을 호도하지 말고 삭제된 정보가 뭔지, 원본인지 아닌지, 지금 남아있는 자료는 뭔지 모든 사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안보의 최전선 현장에서 숨 가빴던 그 시간을 은폐로 규정하고 (감사원은) 무리하게 끼워 맞추기 수사만 하고 있다"며 "감사원이 전 정권 인사들을 검찰에 수사 요청하면서 정쟁의 도가니로 대한민국을 몰아넣은 것"이라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전·후반기 국방위원들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조동현 기자>
그러면서 "정보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무지 그 자체다. 정보를 삭제했다고 조사한다는데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첩보가 종합되고 나면 불필요한 것은 정리하는 것이다. 원본이 삭제된 것이 없는데 은폐를 위해 삭제했다고 얘기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영표 의원은 "가장 걱정되는 것은 우리 군의 명예와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객관적으로 분석한 정보를 정권의 입맛에 따라 바꾼다면 정보기관이 왜 필요하고 우리 군이 어떻게 일하겠냐"고 지적했다.
설훈 의원은 "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가 아니라 시민으로서 말씀드린다. 일찍이 이런 긴장상태를 본 적이 없고 근자에 수년 동안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여야가 대치해 전쟁하듯 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 시점엔 여야 영수가 만나 우리 안보를 어떻게 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 해결점을 찾는 것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