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김문수 노동계 인사 아냐...日 앞잡이 전향자도 독립운동가라는 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1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에 대해 "노동계 인사라고 보지 않는다"며 "김 위원장이 노동계 인사라면 독립운동 하다가 일본군 앞잡이로 전향한 사람도 독립운동가라고 하고 다니는 꼴"이라고 맹비난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과거 노동운동 했던 전력을 높이 산 것은 아닌가'란 진행자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문수 위원장을 임명한 이유에 대해 묻자 "의중을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 윤 대통령은 노동계와 합리적인 대화를 꾀하기 위해 김 위원장을 앉힌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보수극우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노동자들에 대해 혐오발언을 엄청나게 쏟아낸 사람이라는 것을 대통령도 정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대화를 주도해야 하는 자리에 앉혔다고 하는 건 노동자들과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를 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하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국정감사 하루 전 민주노총 산별위원장과 저녁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한 데 대해 "민주노총이 16개 산별노조가 있다. 16개 산별노조위원장 모두에게 확인을 해봤는데 그런 일이 없다고 확인돼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에 110만명의 조합원이 있고, 노조 대표자도 6천여명 정도가 있다. 아마 그분 중에 한 분 정도를 만난 것 같은데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며 "그것이 민주노총의 공식적인 만남이거나 민주노총과 어떤 주요한 의제를 가지고 만나는 자리는 아니었는데 마치 자기가 노동계 인사, 민주노총과도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포장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이 민주노총 위원장이나 산별노조위원장과 만나자고 요청하면 만날 것인가'라고 묻자 "지난주 김 위원장이 임명되고 나서 민주노총에 만남 의사를 타진해 왔다"며 "한국노총도 만났고 경총도 만났지 않나. 민주노총도 만날 것인지 말 것인지 내부에서 논의를 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자신이 산별위원장을 만났다는 둥 막말을 쏟아내고 있어서 지금 시기에 민주노총이 같이 만나 유의미한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싶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전날 김 위원장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손경식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노란봉투법' 입법 추진과 관련해 '소유권을 침해하면 공산주의'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노란봉투법은 결국 손해배상 폭탄을 방지하자는 법"이라며 "막대한 손해배상으로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하고 개인의 삶마저 파괴하고 있다. 손배 때문에 목숨을 스스로 끊으신 분도 있는 정도"라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양 위원장은 "손배로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지 말라고 하는 법인데 이것을 공산주의라고 하면 손배 때문에 노동자들을 죽이는 지금의 현실은 도대체 무슨 주의라고 할 것인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라고 성토했다.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에 안 들어가는 게 공식 입장인가'라고 묻자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를 위한 기구다.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이 마련된다면 민주노총은 언제든지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양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는 결국 노동자와 사용자, 정부가 갈등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자리여야 하는데, 정부는 중재자, 조율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균형 있는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하는데 정부가 오히려 스스로의 노동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것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