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구한말 조선 지도층 문제 있었던 건 사실" 김병주 "日식민사관 자체"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2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는 발언으로 불거진 이른바 '식민사관' 논란과 관련해 "구한말에 조선을 이끌었던 지도층들에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정 비대위원장을 옹호했다.

반면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역사 망발이자, 일본 식민사관을 그대로 얘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성 의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국제정세를 보지 못했고 오로지 정치에 매몰돼서 싸웠던 지도층들이 어떻게 했을 때 나라가 망하는지 이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말씀하신 거 아니겠나 싶다"면서 "본질은 북한 핵을 대응하고 있는 국제적인 협력을 하는 것이지, 친일몰이로 식민사관 말하는 건 본질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성 의장은 "정 비대위원장 말씀의 본질이 어디 있느냐를 다 알고 있으면서 지금 위기에 몰리니까 또 친일몰이에 덧씌우기 하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국군이 지난달 미군·일본 자위대와 동해상에서 합동 군사 훈련을 한 것에 대해 "일본군의 한반도 진주,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날을 우리는 상상할 수 없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생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정 비대위원장은 "이재명의 일본군 한국 주둔설은 문재인의 '김정은 비핵화 약속론'에 이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망치는 양대 망언이자 거짓말"이라며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해 야당의 비난을 받았다.

성 의장은 '친일국방' 지적에 대해 "북한 핵미사일이 우리를 향하고 있는 게 분명한데, 이 한미일 군사훈련을 친일 프레임으로 몰이하는 것은 지도자로서 나라를 망치는 자해행위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북한이 핵을 만들고 미사일을 쏘는데 중국이나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제어한다든지 우려를 표명한 적이 있나. 북중러 한 묶음이다. 두 번째, 일본이 미사일을 쏘고 있나, 핵을 만들고 있나, 적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세 번째, 어떻게 해야 나라를 지킬 수 있는지를 지도자가 고민해야 한다"며 "이 세 가지를 현재 이재명 대표가 전혀 안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가 이전 정부에 비해 일본과의 군사적 밀착이 너무 빠르고 가깝게 다가가고 있는 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98년 한일어업협정을 만들면서 독도 공동어로수역으로 열어주었다. 그것부터 비판해야 될 것 아닌가"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 2017년도에 한미일 3국 국방부 장관이 필리핀 클락에서 이 군사훈련에 대한 합의들을 하고 실질적으로 하지 않았나. 그때는 왜 이재명 대표 가만히 있다가 지금 와서 비판하는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전 정부에 있던 공동훈련의 경우 독도 인근이 아니었고 훈련도 해난 구조훈련과 같은 인도적 차원이었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군이라는 것은 인도적인 것을 포함해서 군사적인 것 다 포함하는데 왜 이상한 해석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성 의장은 "제주도 남쪽에서 하면 괜찮고 독도 인근 쪽에서 하면 문제가 되는 건가. 북한의 잠수함 기지가 다 동해 쪽에 있다. 그래서 출몰을 할 때 동해 쪽으로 나온다. 독도 앞바다로부터 185km 지점이고 일본으로부터는 120km로, 여기는 공해상"이라며 "북한의 잠수함이 이쪽으로 나온다. 훈련은 적이 출몰할 지역에서 가상을 대비해서 해야 제어력이 있는 거 아니겠나"라고 따져물었다.
  반면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같은 MBC라디오에서 정 비대위원장의 '식민사관' 발언에 대해 "일본 세력들이 조선을 강점하면서 얘기하던 논리였다"며 "이완용 같은 매국노가 얘기했던 논리를 어떻게 여당의 당 대표의 입에서 그렇게 나오는지 깜짝 놀랐다"고 직격했다.

한미 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출신 김 의원은 "조선이 패망한 것이 마치 일본이 침탈했는데도 조선 자체로 붕괴했다는 식"이라며 "조선은 대한제국을 만들어서 강국으로 가기 위해서 몸부림쳤다. 그러나 일제는 강점을 했고 그에 항거하기 위해 의병 등 분연히 일어나서 싸웠고, 일제강점 36년 동안 의병, 독립군들은 싸웠고 우리가 해방을 맞이했던 것인데, 완전히 식민사관으로 일관돼 있다. 가해자의 논리 그 자체"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최근 이뤄진 한미일 동해 합동훈련에 대해선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미끄러져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 10년 걸쳐서 보수·진보 할 것 없이 한미일이 했던 것은 북한 미사일 첩보라든가 미사일 탐지, 전파하는 선이었다. 이번엔 그 선을 넘어서 실기동 훈련을 하고 미사일 요격절차 훈련까지도 해서 훈련을 강화했다"며 "이렇게 가다 보면 군사동맹으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면 모든 것을 공유하는 것이고 지금 미국이 들어와 상주하듯 일본 자위대가 한국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이라며 "군사동맹이 되는 순간 유사시에도 그렇고 평시에도 서로 들어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훈련은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꼴"이라며 "먼저 가장 큰 위협은 북한의 핵미사일이고 앞으로 우리 정부가 해야 하는 것이 비핵화다. 그런데 한미일 훈련을 강화함으로써 중국과 러시아가 점점 여기에 대해 반기를 들고 나와서 북한 비핵화를 하는데 어려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미래 위협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본은 독도 영유권을 계속 주장하기 때문에 미래 동해상에서의 위협으로 존재한다. 호랑이 새끼가 위협이 안 된다고 집에 끌어들이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표가 친일국방이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도 "정당한 비판"이라며 "우리가 북한 핵 위협에 대해서 한미가 그동안 대응해 왔는데 일본을 끌어들이는 것은 미래 위협을 가중시킨다. 앞으로 우리에게 위협으로 오기 때문에 경계해야 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존 위협은 북한이지만 독도 영유권을 일본은 지속 주장하고 있다. 미래 10년, 20년 되면 독도 분쟁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며 "국방백서에도 군은 현존 위협과 미래 잠재 위협을 동시 대응한다는 건데 지금 당장 급하다고 해서 일본을 동해로 끌어들이게 되면 미래 위협을 점점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