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감사원, 대통령실과 사소한 것도 소통… 서해 공무원 사망 사건,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 소통 안했겠나" 의심
최재해 감사원장·유병호 사무총장…"중요한 내용, 감사 결과 대통령실에 보고 한 적 없다" 부인
감사원, 7천여명 민간인 시절 포함된 열차 이용 내역 정보 수집
공무원들 PC 포렌식 절차…대법원 판례는 강화, 감사원은 오히려 규정 완화해 정보 쉽게 빼내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언론보도가 나올 때마다 대통령실에서 연락이 왔고 그때마다 답변을 해 줬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동안 파장을 낳았던 문자 보고에 대해 어느정도 시인을 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국회 법사위 소속)은 1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유병호 사무총장이 처음엔 답변을 거부했고, 의원들이 돌아가며 질문하니 한두 차례 한 것처럼 이야기하다가, 한 열 번 안쪽으로 한 것처럼 이야기하다가 맨 마지막에는 보도가 나면 그때마다 했던 것처럼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자신의 질의 시간 때 유 사무총장에게 "말이 바뀌는 데다가 유 사무총장 스스로도 억울해하니, 문자 같은 것을 포렌식해서 낼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처음에는 안 될 것처럼 이야기하다 나중에 '(포렌식을) 해서 내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특히 "(유 사무총장이) 언론 보도가 나올 때마다 (대통령실에서) 연락이 오고, 연락이 오면 답변을 해 줬고, '이런 것까지 내가 답변을 해 줘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유 사무총장이 이전부터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을 알고 지냈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답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굉장히 작은 것, 즉 보도자료가 나가느냐 안 나가느냐 하는 것까지도 소통을 하면, 더 큰 건은 자연스럽게 더 소통을 했을 것이라고 짐작을 할 수 있는 것인데, 어제 국감장에서는 최재해 감사원장이나 유 사무총장 모두 '중요한 내용이나 또는 감사 결과 등에 대해서는 보고한 적이 없다'고 부정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 의원은 유병호 사무총장에 대한 '고발'에 대한 질문에 "지금 대통령실과의 문자 논란 이외에 감사원이 전방위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예를 들어 한 7천 명 되는 공무원들의 민간인 시절을 포함한 시기의 열차 이용 내역을 수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유 사무총장 본인 말로는 지방으로 이전한 기관들이 많은데 지방으로 이전한 기관들의 임직원들이 제대로 출근을 안 한다는 소문이 들린다고 해서 열차 이용 내역뿐만 아니라 하이패스 이용 내역까지 전부 가져갔다고 한다"며 "심지어 약 2만 명 되는 사람의 코로나 감염 여부 정보까지도 달라고 해서 취합하고 있는데, 그중에 상당수가 민간인 시절 정보까지 제공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은 공무원들의 PC를 포렌식할 수 있는 권한을 자기들 스스로 규정을 만들어서 규정을 완화해 쉽게 정보를 빼내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대법원 판례의 경우에도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서 하는 것과 동일하게 절차를 강화하도록 하는 추세인데, 감사원의 경우 오히려 기존에 있었던 규정을 대폭 완화해 거꾸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니까 고위급 간부의 승인을 받아서 그런 조사를 실시하도록 하는 규정이나 이런 것들도 다 삭제한다든지 했고, 더 큰 문제는 규정의 대부분을 비공개로 돌려서 어떤 규정에 의해 포렌식이 진행되는지 알 수 없게 되고,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도록 하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제보받은 것에 따르면, 이번에 무작위로 포렌식을 하면서 어떤 사람이 '지금 도대체 어느 규정에 따른 것이냐'고 물으면 '감사원 규정이다'고 답하고, '그러면 감사원 규정을 보여달라'고 하면, '비공개라서 못 보여준다'고 한다"며 "이게 규정대로 하는 것이냐고 물어도 비공개여서 말해줄 수 없다는 취지로 포렌식을 진행했다"고 폭로했다.
박 의원은 검찰의 압수수색도 영장에 의해서 딱 정해진 부분만 하게 돼 있고, 대법원 판례도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경우에도 정해진 부분만 최소한으로 해야하는데, 감사원의 경우 훨씬 광범위하고 자유롭게 포렌식을 할 수 있고, 문제는 그렇게 해서 얻은 정보를 검찰에 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정보를 검찰에 통째로 넘겨줄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게 다 유병호 사무총장이 등장한 이후에 규정이 바뀌고, 이런 절차를 거쳤다는 게 저희들이 갖고 있는 의심"이라며 유 사무총장에 대한 고발 이유를 밝혔다.
박 의원은 "심지어 어제 최재해 감사원장이 했던 발언 중에 왜 이렇게 대대적으로 (열차 이용은 7천명, 코로나 감염 여부는 2만 여명의) 정보를 수집하느냐고 했더니 '단초를 잡기 위해서'라는 표현을 썼다"며 "뭔가 혐의가 있어서 하는게 아니라, 이렇게 하면 뭔가 걸리겠지해서 단초를 잡기위해 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감사 전례가 있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 "감사원은 권익위에 대해서는 근태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면서 감사에 착수하면서도 정작 감사원을 감사할 수 있는 곳이 국회 밖에 없는데, 국회에서 근태 자료를 내라고 요구한 데 대해서는 '저희들은 근태를 잘 관리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한게 끝"이라며 "심지어 '저희가 자료를 제공하면 권익위 근태 관련된 감사에 지장을 준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만약 다른 기관이 감사원 감사에서 자료 제출을 요구받았을 때 '저희들은 잘 하고 있습니다'라고 내면 가만히 놔둘 거냐"면서 "감사원 고위 간부들의 근태 자료를 꼭 받아보려고 한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또 최근 감사원 내부에서도 감사원은 합의기구인데 감사위원들의 합의를 거치지 않고 감사를 하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따라서 한겨레에서 '감사위원회 의결을 안 거쳤다', 그리고 '감사위원회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여기에 대해 유병호 사무총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한 것이 오히려 허위 보고를 한 셈이고, 한겨레 보도내용은 허위보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진행자가 '유병호 사무총장의 자녀들이 두산에너빌리티(전 두산중공업) 주식을 갖고 있는 것이 이해충돌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질문에 박 의원은 "아시다시피 두산중공업은 원전 관련된 설비를 제조하는 국내 굴지의 기업"이라며 "원전의 경제성 평가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감사를 유 사무총장이 국장일 당시에 주도를 했었고, 그 무렵 기사들을 보면 경제성 관련 감사 결과가 나오자 두산중공업 주가가 오르고 윤석열 정부가 등장하니까 다시 또 주가가 오르고 했는데, 유 사무총장 자녀들이 두산중공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유 사무총장은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백지신탁을 거부하고 심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해충돌 여부를 따지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