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문체부 두 차례 협박성 보도자료, 이번엔 공개적으로 예술인 압박"
이병훈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관련 있는 문제, 대통령 뜻과도 배치"
이용 "文열차였다면 만화진흥원 제재, 고소고발, 온라인 집단린치 있었을 것"
박보균 "작품 심사 선정 기준의 정치색 배제 조항 삭제하고 공모해 문제 삼는 것"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MBC 방송화면 갈무리]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 풍자만화 '윤석열차'를 수상작으로 뽑아 전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히 경고한 것을 두고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날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윤덕 의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웹툰 강국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고등학생 작품을 두고 문체부가 긴급하게 두 차례 협박성 보도자료를 낸다는 작금의 현실이 어처구니가 없다“며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가 다시 떠오른다. 그때는 밀실에서 이루어져서 나중에 알게 됐지만 이번에는 아예 공개적으로 예술인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해 3월 문체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자율운영 보장 공동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공동선언에서 정치적 견해의 차이나 사회적 참사에 대한 의견 표명 등을 이유로 실행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반성하며, 문화예술 분야의 모든 공적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며 “장관님 취임사에서도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고 다짐한다고 말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예술인들에게 경고한 문체부를 더 엄중하게 경고한다.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중지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예술인 권리 보장법에 국가기관 등은 예술을 검열해서는 아니 되며 예술인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예술 지원 사업을 결정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도록 해야 한다, 고 돼 있다“며 ”문체부는 전날 두 번의 보도자료를 보내 만화영상진흥원을 겁박하고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도 정치풍자는 당연한 권리라 했다“며 ”이 사건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관련 있는 문제인 데다가 대통령 뜻과도 배치된다. 또 과거 블랙리스트 사례를 보면 관련자들이 직권남용죄로 처벌을 했던 것도 연관이 돼 있다“고 말했다.
임오경 의원은 "학생의 상상력으로 그린 풍자화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른 것"이라며 "대통령 심기 보좌를 위해 검열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문체부 공무원들의 직권남용이자 심사위원 겁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지방자치단체 출연기관으로서 정부에서 102억원이 지원되는 정치적, 종교적 중립 의무 대상“이라며 ”100번 양보해도 해당 기관이 만화 공모전 계획을 문체부에 제출할 때 심사 결격 사항으로 '정치적 의도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작품'이라고 명시돼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는 과연 이런 일이 있었을 때 어떻게 조치했는지 사례를 찾아봤다“며 “과거부터 표현의 자유 위축 문화를 일으킨 건 다름 아닌 문재인 정권이 시작 아닐까 생각한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의원은 ”첫 번째 2019년 3월 문재인 전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외신이 보도하자, 당시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이 기자의 이름, 개인 이력 등을 공개하고 이후 비판이 거세지자 삭제를 했다“며 ”두 번째 2019년 4월에 신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 소득주도성장으로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이윤 추구를 박살냈다, 최저임금을 높여 고된 노동에 신음하는 청년들을 영원히 쉬게 했다는 등 전국 대학가의 대자보를 붙였다. 그 당시 대통령 풍자 대자보에 대해 사법기관이 나서서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내사를 진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5년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을 한 고용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해 고소해서 민형사 소송까지 간 적이 있다”며 “이 사건은 올해 2월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지난 정부에 윤석열차 얼굴을 문재인 전 대통령 열차로 바꾸고 차장을 김정숙 여사로, 탑승자는 586 운동권, 민노총, 시민단체로 그렇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라며 ”아마 정부 차원에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대한 제재는 물론, 만화를 그린 고등학생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하고 신상 유출과 온라인상 집단 린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한편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 풍자 만화 관련 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문체부가 개별 작품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며 "순수한 예술적 감성으로 명성을 쌓은 공모전을 정치 오염 공모전으로 변색시킨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존중하고 보장한다"며 "작품 심사 선정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적 색채를 빼겠다고 해놓고서, 그 조항을 삭제하고 공모했기 때문에 저희가 문제 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일과 과거 블랙리스트 사건은 비교할 성격이 아니다"며 “저의 독자적인 입장”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