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 이용만족도 논문’을 ‘디지털콘텐츠 이용만족도 논문’으로
‘무용공연 광고의 관람객 인식 논문’을 ‘디자인전시회 광고의 관람객 인식 논문’으로 바꿔
◆…2008년 11월 한국체육학회지에 실린 '골프연습장의 이용만족과 재구매 요인에 미치는 영향' 논문과 2009년 2월 김건희 여사가 작성한 '디지털 콘텐츠의 이용만족이 재구매 요인에 미치는 영향' 논문 (자료=서동용 의원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두 편의 논문이 추가로 나왔다. 기존 표절 논란이 된 네 편의 논문 외에 추가로 발견된 이 두 편의 논문이 '존재하지 않는 연구 결과를 허위로 만든' 위조 논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은 "두 논문 모두 표절을 넘어 다른 논문의 연구데이터를 살짝 변경해 사용하는 등 사실상 위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확인된 두 편은 논문은 한국디자인트렌드학회가 2009년 발행한 학술지 한국디자인포럼(Vol.22)에 실린 것으로, 작성자는 모두 ‘한국폴리텍대학 디자인과 겸임교수 김건희’로 되어 있었다.
하나는 단독 저자로 작성된 ‘디지털 콘텐츠의 이용만족이 재 구매 요인에 미치는 영향’(이하 디지털 논문)과, 다른 하나는 경인여대 디자인학부 김모 교수의 논문에 2 저자로 참여한 ‘디자인·예술 참여 유인요소로서 광고 영상 매체와 비 영상매체가 참여자 인식에 미치는 영향–서울 디자인 올림픽 2008을 중심으로-’(이하 디자인 논문)이다.
두 논문의 분석 결과 ‘디지털 논문’은 2008년 11월, 한국체육학회지에 발표된 ‘골프 연습장의 이용만족과 재구매 요인에 미치는 영향’을 베끼고, ‘디자인 논문’은 2008년 11월, 한국사회체육학회지에 발표된 ‘여가 활동 참여에 있어 무용공연의 광고 영상매체와 비 영상매체가 관람객 인식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각각 베껴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 논문’은 골프장 관련 논문을 베껴오면서 골프연습장 이용고객 400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디지털콘텐츠 몰 이용고객 400명의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인 것처럼 바꿨다. 연구의 원자료는 물론 그 결과까지 사실상 허위인 논문이라는 주장이다.
◆…[자료=서동용 의원실]
◆…[자료=서동용 의원실]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질의에서 "이 논문은 존재하지 않은 설문조사와 분석으로 만든 가짜 논문으로, 해당 논문의 학술 가치는 전혀 없는 위조 논문으로 보인다"며 "김건희 여사로 인해 학계의 학문적 기준과 검증 시스템의 민낯을 목도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심각한 사안에 대해 국민대처럼 엉터리 조사 결과를 내놓거나 디자인트렌드학회처럼 검증을 피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며 "해당 논문을 절차에 맞게 검증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서 의원은 해당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 교원 임용 과정에 연구실적으로 활용되었는지 여부에 관해서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는 한국폴리텍대학의 산학겸임교수로 임용되는 과정에서, 최소산업체 경력 4년을 맞추기 위해 설립되지도 않았던 기간을 포함해 한국게임산업협회 재직기간을 늘려서 이력서를 제출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번에 발견된 논문의 경우 학술지에 게재된 시점이 김 여사의 한국폴리텍대학의 재계약 시점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이 문제의 논문들이 혹시 재임용 과정에서 연구실적으로 활용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더 나아가 국민대는 물론 다른 대학 임용과정에서 활용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