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중소서민 내부통제 운영 개선과제 20개 마련
상반기 금전사고 927억원...80%는 횡령사고
◆…금융감독원 제공
4분기부터 금융회사의 순환근무제와 명령휴가제 운영기준이 강화된다. 금융회사 자체 내부통제 역량을 높이고 건전한 내부통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도 이뤄질 전망이다.
3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이후 각 업권별로 내부통제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총 4개 부문 20개의 ‘은행·중소서민 내부통제 운영 개선과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금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중 은행·중소서민(저축은행·상호금융·여전사) 권역의 금전사고 규모는 92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26억원) 대비 310% 급증했다. 금전사고 금액의 80%는 횡령사고(747억원)였다.
◆…금융감독원 제공
금감원은 “특정 직원이 장기간 동일 업무를 수행하거나, 명령휴가제 형식적 운영 등 상호견제 기능이 미작동했다”며 “수기문서에 대한 전산통제가 미흡하고, 업무 편의를 위해 직원 간 비밀번호 공유 등 금융사고 위험에 노출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A은행은 사고자가 10년 이상 동일부서에서 동일 직무를 담당했음에도 명령휴가 대상에 한번도 선정되지 않았고, B조합은 사고자가 10년간 고객의 저축성 보험금을 횡령했으나 순환근무 및 명령휴가 제도가 없어 적발이 지연됐다.
이에 금감원은 순환근무제, 명령휴가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등 사고 취약부문에 대한 통제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고위험 직원에 대한 순환근무제, 명령휴가제, 직무분리 등 인사관리 체계를 개선하고, 단말기 접근통제 강화 등 상호견제 및 사고 예방 기능의 실효성을 높일 예정이다. 위험직무에 원칙적으로 강제 명령휴가를 실시하거나 ‘불시’ 명령이 이뤄지도록 하는 식이다. 시스템 접속방식도 본인인증이나 생체인식으로 고도화하도록 권고된다.
또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자금인출요청서 위변조 방지, 채권단 공동자금 관리 강화 등 업권별 취약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통제를 즉시 강화할 계획이다. 여전사의 경우 자동차 금융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상호금융조합에 대해서는 대외예치금 이체 시 책임자 승인을 의무화하는 식이다.
금융회사 자체 내부통제 역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추진된다.
금감원은 이해상충 방지장치를 마련해 자점감사의 실효성을 높이고, 준법감시 조직의 인력 및 전문성 확충 등 금융회사의 자체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상시감시 대상에 은행 본부 부서업무를 포함하도록 의무화하고 고위험 이상거래 추출 시 보고·처리 절차도 체계화한다.
아울러 총자산 2조원 미만의 중소형 여전사에 ‘자율진단제도’를 도입하고, 상호금융의 감사실 설치대상 조합기준을 확대하는 등 내부감사 기능도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건전한 내부통제 문화 정착도 강조했다. 내부고발자 포상기준을 확대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업권별 표준 ‘금융사고 예방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금융회사 내부통제 운영실태에 대한 금감원의 상시감시 및 사고검사를 강화하고, 경영실태평가 시 내부통제 비중확대 및 평가 기준 구체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내부통제시스템이 영세한 상호금융조합에 대해서는 중앙회의 조합에 대한 내부통제 평가모형을 개편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 내규개정을 통해 즉시 시행 가능한 과제는 연내 조속히 추진·시행해 금융사고 확산을 방지하겠다”며 “법규 개정 등이 필요한 내부통제 제도 개선방향은 현재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8월부터 운영 중인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TF’ 논의를 거쳐 추후 별도로 마련·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