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애 "김진표, 민주당 로드맵에서 역할 이행해...의장 사퇴권고안 낼 예정"
오영환 "尹대통령 선택의 시간, 해임건의안 수용이 마땅"
"김진표 사퇴권고안? 초점 돌리려 안간힘...뻔뻔함을 넘은 후안무치"
양기대 "정진석, 민주당이 수긍 못할 발언 해...강대강 가겠다는 계산 깔린 것"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의원들이 29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상정을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30일 더불어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하자 전날 이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한 김진표 국회의장에 대해 "의회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노력을 했어야 되는데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발목잡기에 당력을 집중하는 데 국회의장이 끌려 다니고 있다"며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민주당을 향해 '대통령에 대한 마구잡이식 흠집내기를 넘어 저주와 증오를 퍼붓고 있다'고 비판한 것을 두고 "이것도 민주당이 박 장관 해임건의안 외에는 '선택이 없다'는 마음을 굳히게 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국회의장은 민주당의 의장이 아니다"면서 "이래서야 어떻게 국정안정을 도모할 수 있겠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고 의장으로서는 합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며 해임건의안을 표결 안건으로 올린 것 자체가 편파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민주당이 정한 로드맵의 가운데에서 충실히 역할을 이행해 가는 과정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뭔가 적극적으로 행위를 한 게 없다"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이날 오전 중으로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권고안을 의안과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박 장관 해임건의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된 직후 "내일 오전 중으로 국회의장 사퇴 권고안을 낼 작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해임건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되면 보고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무조건 처리해야 해 국회의장의 재량은 거의 없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상정을 안 할 수도 있다. 국회의장으로서 발언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민생이 힘든 상황에서 여야를 아우를 수도 있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소수다. 여당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없다. 민주당 협조 없이는 하나도 될 수 있는 게 없는데 지속적으로 우리 의사를 전달하고 합의를 위해 애썼지만 민주당은 이미 결론을 결정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계획된 로드맵대로 추진되어 가는 과정이었다"고 거듭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해임건의안 통과된 직후 '실질적 대선 불복행위'로 규정한 데 대해 "박진 외교부 장관은 문재인 정권이 비정상화시킨 대미‧대일관계를 상당히 이른 시간에 정상화 해가는 과정에 있다"며 "특히 한미동맹은 너무나 굳건해지고 있고 전날 해리스 부통령이 재확인해 주는 상황에서 마땅한 해임 사유도 없는데 해임건의안을 밀어붙이는 게 국정 발목잡기고 이것이야말로 대선불복"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에 대해 묻자 "이미 대통령께서도 해임 사유가 아니라고 설명하신 것으로 알고 있고 법적으로 해임건의 이후 절차규정이 없다"며 "정의당도 '이것이 무슨 해임 사유가 되냐, 민주당의 나쁜 촌극'이라며 (본회의) 불참을 선언한 것을 민주당은 새겨 들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반면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같은 MBC라디오에서 "이제 대통령의 선택, 대통령의 시간이지만 그럼에도 더 큰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지 않으려면 (해임건의안을) 수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오 대변인은 "외교 참사가 빚은 국익 실종 상황을 복구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무능한 인선을 교체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박 장관뿐만 아니라 (한일정상회담에 일본 측과) 흔쾌히 합의가 됐다고 발표했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라든지 국가안보실장과 그리고 무엇보다도 욕설 발언이 우리 국회, 우리 야당을 가리킨 것이라고 해명했던 전 국민 듣기평가를 시킨 김은혜 홍보수석, 이런 인사들에 대한 전면적인 외교라인 쇄신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김진표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권고안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사고는 대통령이 치고 책임은 국회의장에게 묻는다? 국민을 정말 우습게 하는 것"이라며 "어떻게든 이 초점을 돌려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은데 정말 눈물겹다"며 "마지막까지 대통령을 설득해보라고 여당에게 수차례 회의시간을 늦추면서까지 많은 시간을 줬던 것이 국회의장인데 의장에게까지 책임을 돌리는 것은 정말 뻔뻔함을 넘어 후안무치하다"고 비판했다.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외국에 가서 구설에 오르고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격에 안 맞는 행동을 했다는 생각을 하는 국민이 많을 거라고 본다"며 "이런 논란에 대해 대통령이 귀국해 사과하고 외교라인도 점검해 문책할 건 하면서 넘어갔으면 국민들이나 야당도 어느 정도 수용할 텐데, '나는 잘못이 없다', '내가 왜 이렇게 잘했는데 무슨 소리냐', 강경하게 나오니까 야당은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몰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날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민주당에 '대통령에 대한 마구잡이식 흠집내기를 넘어 저주와 증오를 퍼붓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정치 파트너이자 협치 대상이라고 주장해 왔던 민주당을 향해 거의 막말, 증오 수준의 얘기를 비상대책위원장이 한 것은 파국으로 강대강으로 가겠다는 나름대로의 계산이 깔려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저히 민주당이 수긍할 수 없는 강한 비판적 용어를 썼는데, 이것도 민주당이 '해임건의안 외에는 선택이 없다'는 마음을 굳히게 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