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확인 후 발언...공식 의혹 제기시 법적책임"
"15시간 만의 해명 엉뚱하니 MBC 희생양 삼아 눈길 돌리려 해"
이수진 대변인 "국힘 언론 겁박, '대통령 심기 보좌' 넘은 '언론장악' 시나리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경기도 수원에서 예산정책협의회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국민 여론을 호도하려고 없는 사실을 지어내지 말고, 의혹이란 꼬리표를 붙이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공식 제기해 달라. 그러면 법적으로 확실하게 책임을 물어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박홍근 원내대표는 문제 영상이 언론에서 보도되기도 전에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막말' 운운하며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면서 "박홍근 원내대표는 언론사 기자들 사이에서만 공유되는 풀기자단의 영상을 어떻게 입수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면서 "정확한 내용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대뜸 '미국', '이 XX들', '바이든' 같이 듣고 싶은 대로 자막을 처리해서 보도한 MBC 또한 그 경위를 정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MBC가 민주당에 미리 내용을 알려주고 민주당이 이를 받아 막말로 몰아간 정언유착이 확인된다면 사과하고 물러나야 할 사람은 외교라인이 아니라 박홍근 원내대표"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들께서 눈과 귀가 다 열려 있고 이미 판단은 다 섰는데 왜 이렇게까지 국민들하고 전면전을 벌이려고 하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15시간 만의 해명이 엉뚱하니 MBC라는 언론사를 상대로 희생양을 삼아 국민의 눈길을 좀 돌려보려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 참 기가 차다"고 맞받아쳤다.
논란의 영상이 국내 언론에서 보도되기도 전에 박 원내대표가 영상을 입수, 지난 23일 오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비난 발언을 쏟아낸 데 대해 해명하라는 국민의힘 측 주장에 대해 "그 영상이 소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돌기 시작했고, 저희도 확인하고 들어가서 발언한 것"이라며 "도대체 무슨 MBC와 유착이 됐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마치 도둑질을 확인하고서는 신고를 했는데 '왜 경찰에다 신고했냐'라고 막 억지를 부리고 호통을 치는 상황 아니냐"면서 "마치 MBC와 유착됐다고 그냥 의혹 정도로 얘기하지 말고 자신 있게 주장하라. 국민의 이름을 대신해 고스란히 법적 책임을 물어드리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MBC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이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빠져나오며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을 자막을 달아 보도했다.
자막을 통해 애초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발언으로 알려졌으나,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발언 15시간 만인 22일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이 XX들) 발언은 미국 대통령이나 의회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우리 야당에 대한 우려를 언급한 것이었다"며 "또 '바이든은'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해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약식문답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 훼손하는 건 국민 위험에 빠트리는 일'이라는 기막힌 발언을 했다. '사실과 다른 보도', '진상이 확실히 밝혀져야' 등 진실은 은폐하며 언론을 겁박하는 적반하장식 발언을 이어갔다"며 윤 대통령을 향해 직격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실수와 무능도 큰 문제지만, 보다 심각한 것은 국민과 야당을 상대로 한 '거짓과 기만'"이라며 "국민과 언론을 상대로 한 '협박정치'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행위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해결해야 합니다. 스스로 논란이 된 발언을 솔직히 해명하고 대국민 사과부터 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대통령의 실언에 대해 정쟁할 의사가 추호도 없다.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실과 여당이 나서서 국민의 청력을 시험하며, 사슴을 말이라고 우기는 행태를 반복했다"며 "이번 순방의 총 책임자인 박진 외교부 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등 외교안보 '참사 트로이카'를 전면 교체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외교라인의 전면 교체를 주장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이 만약 오늘까지도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 외교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내일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 역시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이 전당적으로 언론 겁박에 나섰다"며 정언유착 의혹에 반박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의 욕설 파문은 발언을 한 대통령의 책임이지 이를 보도한 언론의 책임이 될 수 없다"며 "더욱이 있지도 않은 정언유착 운운하는 것은 부끄러움도 모르는 파렴치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소속 국회 과방위 위원들은 MBC를 상대로 고발, 언론 중재위 제소, 손배청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보도'를 언급하자마자 국민의힘이 돌격대장 역할을 자임한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방통위 압수수색과 국민의힘의 언론 겁박은 대통령 심기 보좌를 넘어 언론장악을 위한 예정된 시나리오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언론 겁박을 즉각 중단하고 대통령은 국민께 부적절한 욕설에 대해 사죄부터 하길 바란다"고 거듭 사과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