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재평가로 부채비율 축소에도 불구 차입금은 여전
전환사채의 주식전환 절실하나 낮은 주가가 걸림돌
올해 추정 손실 1180억원 발생하면 부채비율 다시 증가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전경. 사진=롯데관광개발 제공
롯데관광개발은 올 상반기 제주복합리조트를 자산재평가하면서 3000%에 가까운 부채비율을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자를 지출해야 하는 차입금은 줄어들지 않아 이자 지출로 인한 현금 유동성 부담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의 연결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2966.9%까지 올랐다. 부채총계는 1조2639억원으로 늘어난 데 반해 지속적인 순손실로 결손금이 쌓여 자본총계는 426억원까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이처럼 높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제주복합리조트의 부지 자산재평가를 단행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결산에서 제주복합리조트 토지 재평가로 유형자산 재평가이익 3512억원이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더해지며 부채비율이 423.9%로 낮아졌다.
롯데관광개발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은 용산역세권 개발 무산에 따른 손실과 제주 복합리조트 신축에 따른 자금 부담이 겹쳤기 때문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용산역세권 개발에 투자한 1500억원을 전액 손실처리하며 자기자본이 감소됐다. 그 후 제주복합리조트 신축을 차입금에 많이 의존한 영향이 크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2019년 이후 지속적인 순손실을 일으킨 것이 결정타가 되었다. 부채(차입금)는 늘어나고, 자기자본은 축소되면서 부채비율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2019년 이후 지속적인 순손실을 일으킨 것이 결정타가 되었다. 부채(차입금)는 늘어나고, 자기자본은 축소되면서 부채비율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부채비율이 늘어남과 동시에 더불어 차입금의존도도 점점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말 자산총계 중 차입금의존도가 71.6%에 이르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51.5%로 차입금의존도가 낮아졌다. 차입금이 줄어들었다기보다 자산재평가에 따른 ‘유형자산 재평가이익’ 3512억원이 분모(자산총계)에 반영되어서다.
차입금의존도는 총자산 중 외부에서 차입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기업 재무구조 건실도와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수로 활용된다. 100 이하에서 그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 재무구조와 수익성, 자산구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차입금의존도는 2018년 5.6%에서 올 상반기 51.5%로 급격히 악화된 모습이다.
세계적인 금리 인상으로 차입금 이자비용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이 2021년 640억원에서 올 상반기 6개월간 420억원에 이르고 있다. 상반기 추세를 적용하면, 올해 연간 이자비용이 8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롯데관광개발의 2022E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431억원에서 –340억원으로 하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추산 이자비용 840억원을 반영한다면 연간 순손실이 1180억원까지 이를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부채비율과 총차입금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전환사채의 주식전환이 절실하다는 것이 기업분석가들의 견해이다. 6월 말 현재 롯데관광개발이 발행한 전환사채 잔액은 2043억원이다. 전환사채 전액이 주식으로 전환된다고 가정할 경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26.6% 정도 낮아질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전환사채의 전환 여부는 주가와 전환가의 차이(차액)에 많이 좌우된다. 롯데관광개발 전환사채 중 최저 전환 조정가는 1만2762원이다. 지난 20일 종가는 전일보다 450원(3.78% 상승) 오른 1만2350원에 마감해, 최근 주가가 최저 전환가가 보다 다소 낮게 형성되고 있다.
올 상반기(2월~6월)까지 롯데관광개발은 전환가 1만5500원에 305만6989주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474억원이 자본으로 전환되었다. 지난 20일 종가는 1만2350원으로 전환가보다 주당 3150원 하락했다. 주식으로 전환했던 사채권자들이 지난 20일 종가 대비 96억원 정도 평가손실이 나 있는 셈이다.
주식 전문가들은 “전환가보다 현 주가가 더 낮거나 비슷하다면 전환사채 보유자들은 주식으로 전환하기보다 만기에 현금 상환받기를 더 원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차주는 전환가를 더 낮춘 차환 발행으로 상환 기간을 연장하고자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관광개발의 최초 도래하는 전환사채(6회차) 만기일은 2023년 9월 20일이었으나 지난 16일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을 각 5%에서 15%와 10.53%로 올리며 2025년 9월 20일까지 연장했다. 나머지 4개 회차 전환사채 만기일은 모두 2025년에 도래한다. 기 기간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든, 주가가 최저 조정가보다 높게 형성되는 극적인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 6월 “자산재평가와 함께 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 중 잔여분 1978억원이 자본으로 전환될 경우 (별도 기준) 자기자본 6148억원, 부채비율 186%의 우량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이와 관련 조세일보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과장 보도자료가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 롯데관광개발은 “앞으로 1년 뒤, 길게는 3년 후인 2025년까지도 (낮은 주가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제는 기우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기업분석 전문가들은 “롯데관광개발의 전환사채는 채권자들이 주식전환과 만기 상환을 선택할 기로에 서 있다”며 “주식전환으로 차입금을 줄이고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구조개선으로 이어질 것인가, 만기 차환 발행에 성공해 자금난 숨통을 터줄 것인가, 아니면 만기 현금 상환으로 자금난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인가 하는 기로”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