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코로나19 재유행 안정세...전파위험 낮은 부분부터 단계적 진행 필요"
"입국 후 PCR 해제, 해외동향 등 종합적 고려해 조정 준비"
◆…서울 중구 명동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재유행이 정점을 지나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라 실외 마스크와 관련해 현재 남아있는 방역 조치를 모두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혜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방역지원단장은 20일 브리핑에서 "실외(마스크 해제)는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낮아 남은 의무를 해제한다면 가장 먼저 검토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이번 (오미크론 하위변이) BA.5 변이로 인한 재유행이 정점을 지났고 감염재생산지수도 안정세를 유지함에 따라 마스크 착용 의무 또한 조정 필요성에 대해 검토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마스크 착용은 호흡기 감염병에 대해 가장 기본적인 방역 조치인 만큼 전파 위험이 낮은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정부와 자문위원회 위원들도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5월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으나 50인 이상의 행사·집회의 경우 밀집도 등을 고려해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의무를 유지했다.
당국의 조치에 따라 조만간 스포츠 경기장, 콘서트장 등 50인 이상 군중이 모이는 실외 행사에서 마스크를 벗게 될 가능성이 있다.
가장 먼저 50인 이상 행사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검토되는 것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보다 부담이 적으면서도 국민의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실외에서 50인 이상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데다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스포츠 경기장 등에서 음식을 섭취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의 의미가 이미 흐려진 상황이다.
박 단장은 "추석 연휴 이후 코로나19 유행 안정화 여부와 인플루엔자 유행 주의보에 따른 인플루엔자 유행 상황 모니터링, 방역·의료체계 대응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자문위원회를 포함한 정부 내 충분한 논의를 통해서 조정 필요성과 단계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이 이날 언급한 조정 대상 방역조치는 50인 이상의 실외 행사·집회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와 입국 후 1일 내 PCR(유전자증폭) 검사 의무 등이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입국 후 PCR 해제와 관련해 "방역상황을 추가 모니터링하고 해외 사례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입국전 PCR 검사 폐지를 발표하면서 입국 후 검사를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해외 유행 변이를 차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던 것과는 온도 차가 있다.
이외에도 요양병원 대면 면회를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병원은 고위험군이 밀집해있지만, 그동안 유행세 증감에 따라 대면 면회·비접촉 면회·비대면 면회 등이 유연하게 조정돼왔고 최근 확진자 수 감소세가 뚜렷한 만큼 방역 조치가 완화될 여지가 크다.
한편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는 지난 2년 동안 잠잠했던 인플루엔자의 유행이 시작돼 '트윈데믹' 우려가 큰 상황 속에 이번 겨울이 지난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실내마스크는 가장 마지막까지 가져가야 할 수단이다. 내년 봄까지는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내 마스크를 단계적으로 벗되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언어·사회성발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유아부터 벗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 단장은 "영유아 마스크 착용에 따른 정서나 언어, 사회성 발달의 부작용 문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우선 현재 마스크 착용 의무는 24개월 미만의 영아에는 부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 검토 때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