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우리의 '국익', '원칙', '기준'에 따른 입장 설명"
리잔수, 美주도 질서 아닌 '다자주의', '지역무역체제' 강조
◆…리잔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16일 오후 국회를 방문해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에 앞서 포즈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 제공]
김진표 국회의장이 16일 "시진핑 주석의 방한도 조속한 시기에 성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자,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도 "시 주석님에게 정확하게 보고하겠다"며 "시 주석님도 윤석열 대통령님이 조기에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접견실에서 리잔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양자 회담을 갖고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관계 30년을 위한 협력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리 위원장은 우리나라 국회의장 격으로 시 주석, 리커창 총리에 이은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이며 중국 공산당 최고결정기구인 정치국(7인) 상무위원이다. 리 위원장의 이번 방한은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김 의장의 공식 초청에 따른 것으로,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방한은 2015년 장더장 전 상무위원장 이후 7년 만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16일 오후 국회를 방문한 리잔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의장은 리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한중일 3국 국회의장회의' 개최 제안 ▲문화콘텐츠 교류 확대 및 항공편 조기 증설 공감대 ▲공급망 안정적 관리 및 문화·서비스 시장 개방 높이기 위한 한중 FTA 추후 협상 진행 ▲역사 문제가 정치적·외교적 사안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적극 관리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중국 측 지지 요청 ▲한반도 상황 안정적 관리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간 전략적 소통 강조 등 6가지를 언급했다.
김 의장은 한·중·일 3국 의회간 지속적이고 연속적인 소통채널 마련을 위한 '한·중·일 국회의장회의' 개최를 제안하며 "적절한 방식으로 일본 측과도 소통하겠다"고 했다. 리 위원장은 "의장님의 한중일 국회의장회의 개최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한중 의회 간 정기적 교류협력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코로나19로 일시 중단된 '한중 의회외교포럼'을 조속히 재가동하자"고 제안했다. 리 위원장은 "양국 입법기구 교류 강화 필요성에 대해 적극 동의한다"며 "양국 의회간 정기 대화채널을 강화해 우호적인 관계를 발전시키자"고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리잔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회담을 마친 후 공동 언론 발표를 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리 위원장은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도 '다자주의'와 '핵심이익 존중'을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오커스, 쿼드 등을 미국 주도의 '소그룹'이라고 비판해왔다.
리 위원장은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을 심화하고 공급망과 산업망을 원활하게 안정적으로 관리해 질 높은 통합 발전을 실현해 나갈 것을 지지한다"며 "양측은 '다자공조'를 강화하고 중대한 국제 및 지역 이슈에 대한 의사소통을 긴밀히 하며 '다자주의'와 '지역무역체제'를 수호하고 전 인류의 복지증진을 위해 지혜와 힘을 기여해야 한다고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양측이 서로의 '핵심이익'과 중대한 관심사를 '존중'한다는 정신에 따라 예민한 문제를 계속 조절하고 처리"하며 "양측은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중국은 그간 한반도 평화·안정 및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일관되게 지지해왔다. 우리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되, '담대한 구상'에서 보듯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측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타 주요상호 관심사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본인은 우리의 '국익' 및 '원칙'과 '기준'에 따른 우리 입장을 설명했다. 본인과 리 위원장은 한중 양국이 '상호존중' 입장 하에 상시적인 소통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