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정진석'에 "인간의 욕심은 끝없고"...尹에는 "돈에 관심없다는 사람 경계해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키로 의견을 모으자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쓰인 개사진 밈(Meme, 인터넷 유행 동영상 또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이 같은 문구가 적힌 시바견 사진을 올려 정진석 비대위원장 추인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욕심' '같은 실수'라는 표현을 통해 새 비대위 출범 및 정 부의장 임명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비대위원장을 '독배'라고들 한다. 저는 독배라서 더 이상 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집권 여당의 국정에 대한 무한 책임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종적으로 다시 권 원내대표께서 간곡하게 요청해와서 이게 '축배'라면 계속 거절하겠는데 '독배'니까 더 이상 피하기가 어렵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며 "우리는 보수당이 아니겠는가. 보수는 책임이다. 우리 국정운영에 대한 무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분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가졌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니 뭐니 이런 표현을 들었다"며 "그런 갈등과 분열이 노정된 상황에서 제가 나서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자문을 수없이 했고 그런 맥락에서 고사했다. 달리 선택지가 없다는데 한가하게 뒷전에 머물러서 바라만 보고 있는 건 책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부의장이 지난 6월 이 전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자기 정치'라고 지목하며 공개 비판한 이후 두 사람은 거친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우크라이나 의원들에게서 답례품으로 받은 '불라바'라는 철퇴 사진을 SNS에 공개하며 지난 2017년 정 부의장을 곤욕에 빠트린 '육모방망이'와 비슷하다고 조롱하는 등 공방을 벌였다.

한편 이 전 대표는 8일 페이스북에 올린 또 다른 게시물에는 "'나는 돈에 관심이 없어요' 하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그 사람은 돈에 미친 사람이다'"는 글귀가 적힌 캡쳐 사진을 올려 관심을 모았다.

이 글은 윤석열 대통령의 관련 발언이 나온 직후 게재된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당무 불개입 원칙을 밝혀온 윤 대통령을 비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이 전 대표가 결자해지란 말을 쓰며 당내 갈등을 윤 대통령이 풀어야 한다고 한다'는 취재진 질문에 "제가 지금 다른 정치인들이 무슨 말을 하고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할 만큼 그런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로지 제 머릿속에는 어려운 글로벌 경제 위기와 또 우리가 입은 재난에 대해 국민을 어떻게 살필 것인지 그것 이외에는 다른 생각을 근자에 해본 적이 없다. 죄송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여권 내홍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으로서 무슨 당무에 대해 이래라저래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