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이용 둔화에도 질병상해보험 손해율↑…“이연소비·이연공급 영향”

코로나19 확산 기간 자동차보험 발생손해액 증가율은 자동차 운행량 감소로 크게 하락했지만 질병상해보험 발생손해액 증가율은 의료이용량 둔화에도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료이용 중 사적보험으로 보장되는 부분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후 이연소비 또는 이연공급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보험연구원 김세중 연구위원·김유미 연구원은 6일 ‘자동차 및 의료이용량 변화와 손해보험 수익성’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자동차 운행량과 의료이용량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전년동기 대비 증가세 둔화 후 과거 추세로 회귀하는 유사한 패턴을 보여 왔다.

그러나 2020~2021년 자동차보험 발생손해액 증가율은 자동차 운행량 둔화효과로 크게 하락한 반면 질병상해보험 발생손해액 증가율은 의료이용량 둔화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같은 기간 손해보험 수익성에도 상반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발생손해액은 2020년 0.6% 증가에 그친 후 2021년에도 2.7%로 낮은 수준의 증가에 그쳤고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동차 운행량이 감소한 현상과 일치했다.

그러나 질병상해보험의 경우 2020년과 2021년 발생손해액 증가율이 각각 10.5%, 10.6%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의료이용량 감소와는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손해보험산업의 당기순이익은 2019년 2조2000억원에서 2020년과 2021년 각각 2조6000억원, 4조3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2022년 상반기 3조43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5.7% 성장했다. 2020년과 2021년 보험영업 손실이 각각 1조7000억원, 1조8000억원 개선되면서 당기순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2020년과 2021년 상장 손보사들의 실적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보험영업 수익 개선 요인으로 자동차 사고 감소 및 보험료 인상 효과에 따른 손해율 하락이 언급되고 있지만 질병상해보험은 오히려 손해율이 상승한 것으로 지적됐다.

2020~2021년 기간 동안 월별 질병상해보험 발생손해액은 자동차보험 발생손해액과 달리 코로나19 유행 시기 직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미뤘던 의료이용이 보험의 보장을 받는 의료이용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유행 시기의 발생손해액 감소폭을 모두 상쇄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1년말 의료이용량은 2019년말에 비해 12.3% 증가했으나 동기간 질병상해보험 발생손해액은 22.2% 증가했고 이는 같은기간 전국 교통량과 자동차 발생손해액이 각각 3.9%, 3.3% 증가한 것과 대비됐다.

실제로 2020~2021년 질병상해보험의 연간 발생손해액 증가율이 자동차보험에 비해 둔화 정도가 미미한 이유도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진 시기 미루었던 의료 이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연간 변동성이 상쇄됐기 때문으로 보았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 시 자동차 운행량 및 의료이용량 변화가 손해보험 수익성에 미친 영향을 고려할 때 자동차 및 의료이용량에 대한 단기적 충격은 자동차보험 수익성 개선에만 유의미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보험연구원 김세중 연구위원·김유미 연구원은 “손해보험산업의 경우 자동차 운행량 및 의료이용량과 같은 개인의 활동성 변화가 직접적인 수익성 변화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코로나19 확산과 같은 충격이 어떤 경로로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