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립 격화, 野 "尹 검찰고발, 김건희 특검 추진" 與 "물귀신 작전, 금도 넘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 출석을 통보받은 것에 대해 여야가 극도로 대립하며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5일 윤석열 대통령을 대선 기간 도이치모터스 사건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또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및 허위경력 의혹과 관련해선 특검을 추진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민주당의 사실상 전면전 선포에 대해 국민의힘은 "물귀신 작전" "정치적 물타기" "'금도'를 넘어선 정치 공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학력위조, 논문표절 등 명백한 정황과 증거에도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수사가 무혐의 처리되면서 국민적 공분이 들끓고 있다"며 "주가 조작 혐의의 공소시효가 4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더 이상 시간만 끌려고 하지 말고 성역 없는 진실을 신속히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 간 녹취록에 대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혐의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주가 조작범 이모 씨에게 주식 매매를 일임하기 전부터 김 여사 본인이 시세조종성 주문 51건을 직접 지시했고 이후에 주가 조작 거래를 직접 승인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대선 기간 '위탁관리를 맡겼을 뿐이고, 이 모 씨가 임의로 거래했다'고 해명한 윤석열 대통령 또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날조, 허위' 주장도 부족해 '검찰이 명확하게 어떤 결론을 내렸냐'며 무혐의를 압박하는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며 "이런 노골적인 압박 때문에 그동안 경찰과 검찰이 윤 대통령 내외와 가족이 연루된 의혹에 대해 줄줄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가 '저희 집사람은 거기서 안 되겠다고 해서 돈을 빼고 그 사람하고는 절연을 했다'고 했다. 당시 2010년 5월 20일경 신한은행에서 돈을 빼면서 주가조작범인 이 모씨와 절연했다고 이야기했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어 "그런데 재판과정에서 녹취록이 다시 나왔다. 5월 20일에 절연했다고 했는데 6월 16일 이야기한다. 김건희 여사가 "저하고 이 모씨를 제외하고는 거래 못하게 하세요"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이 6월 16일이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당시 이야기했던 것은 모두 허위사실 아닌가. 공직선거법 위반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임기 중 공소시효는 중지된다. 이 부분 확실히 대통령이 끝나고 나도 모두 수사 대상이다. 이 부분 철저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며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공범들이 감옥에 있다. 그러면 같은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확실하게 문제제기하고자 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허위사실이 있었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에 대해서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오후 1시에 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조사받는데 당연히 대선 후보로 나섰던 사람이 받아야 할 일을 왜 김건희 여사하고 연관을 짓나. 소가 웃을 일"이라고 꼬집었다.

성 의장은 "김건희 여사의 경우 친문(親文) 검찰에서 정말 먼지 털듯 털은 거 아닌가. 주가 조작을 10년씩 하는 거 보셨나"라며 "민주당 유전자에는 물귀신 작전의 유능함을 갖고 있는 대단한 당"이라고 비꼬았다.

또 김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한 윤 대통령의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라는 주장을 두고 "주가 조작 한 사실이 있다면 허위사실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주가 조작한 사실이 없는데 뭐가 허위사실이라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백현동 사건 때 국토부 '협박'이 있었다고 얘기했는데 국토부의 협박이 전혀 없다고 공문에 다 나왔지 않나"라며 "있을 수 없는 얘기를 물귀신 작전으로 가고 있는데 민주당이 이런 부분에서 굉장히 유능함을 본다"고 되받아쳤다.

성 의장은 "이재명 당대표와 김건희 여사 쌍특검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쌍특검 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법하고 이게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떳떳하게 나가서 받으시라"며 "특검은 본인 것을 본인이 받아서 본인이 정리하면 된다"고 비판했다.

신주호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당대표 사법리스크 의혹도 해명하지 못하는 민주당의 '특검' 주장은 논점을 흐리는 '정치적 물타기'"라고 맹공했다.

신 부대변인은 "민주당은 계속 김건희 여사 특검을 외치고, 한 보도에 의하면 이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을 시행하고 필요하면 자신도 받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면서 "먼저 김 여사의 여러 의혹에 대한 수사는 지난 정권에서 수없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민주당의 '김건희 여사 봐주기' 주장은 국민의 검찰 불신을 돋우려 하지만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문재인 정권 시절 검찰이 '윤석열 검찰총장 끌어내기'를 위해 김건희 여사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지만, 얻은 결론은 무엇이었나"며 "당시 추미애, 박범계 전 법무장관의 비호를 받던 검찰이 여러 의혹에 대해 갖은 억측을 동원해 수사했지만 어떤 혐의점도 결론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 대표의 수많은 의혹에 대해 명확한 해명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특검 주장은 논점을 흐리기 위한 '정치적 물타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를 멈추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만 집중하여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오늘 윤석열 대통령을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관련 허위사실 공표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겠다고 한다"며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무시하는, '아니면 말고', '일단 지르고 보자'는 속내가 훤히 드러난 정치 공세는 '금도'를 한참 넘었다"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헌법 제84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고발하더라도 공소시효 정지로 대통령 임기 종료 후에나 수사 가능함을 민주당도 이미 알고 있음에도, 속 빈 강정을 '정치적 상징'이라고 과대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허위경력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제도를 추진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계속 김 여사 관련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새로운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국민 의혹이 너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기관들이 봐주기로 일관하고 있어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수 없는 단계다"고 특검 추진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민주당은 김 여사 관련 주가조작 허위경력 등에 대한 특검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향후 특검과 관련해선 원내 지도부에 내용과 방법을 위임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시도에 맞설 것"이라며 "민생을 위해서라면 정부와 어떤 협력을 마다하지 않겠지만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시도에는 단호히 맞설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강조했다.

이어 "저는 전당 대회 당시부터 대화와 타협을 통한 초당적 민생 협력을 정부에 요청해 왔다. 민생이란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누차 강조했다"며 "물가 급등, 추석 민생 대책, 태풍 대비 등 민생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부가 현안에 대해 진정 집중하고 있는지 매우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