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힌남노의 강풍 반경 400㎞로 전국 영향권
태풍 '매미'...출동한 소방관마저 타워크레인에 다쳐
태풍 '루사'...강릉 하루 강수량 870.5mm
◆…제13호 태풍 '링링'에 따른 강풍으로 인천지역에 피해가 속출한 7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동북아무역센터 앞에서 강풍에 부러진 나무가 보행로를 덮치고 있다. 2019.9.7 사진: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이달 6일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태풍 대비에 초비상이 걸렸다.
2일 오전 기상청은 수시브리핑을 통해 "6일쯤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당초 힌남노가 한반도와 일본 사이 대한해협을 빠져나가는 경로를 예상했지만 기상 모델이 '힌남노 진로가 서쪽으로 치우쳐 북상한다'는 예측 결과를 내놓으면서 예보가 수정됐다.
기상 예보 기준으로 6일 힌남노의 강풍 반경(태풍 중심으로부터 풍속 15m/s 이상의 바람이 부는 반경)은 400㎞로 북서쪽 끝단 일부를 제외한 전국이 힌남노의 영향권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태풍이 약 950hPa로 우리나라에 상륙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심기압은 이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때 중심기압이 약 940∼950hPa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심기압(hPa)이 낮을 수록 더 강한 태풍이 된다.
현재 예상대로라면 태풍 중 가장 강했던 ‘사라’(1959년)나 ‘매미’(2003년)만큼 강력한 상태로 상륙하게 된다. 당시 국내 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사라와 매미의 중심기압 최저치는 각각 951.5hPa, 954hPa다.
◆…태풍 매미에 붕괴한 부산항 크레인 2003.9.13 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정부는 강풍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규모 건설공사, 조선소, 화학공장 등 주요 현장에 핵심 안전조치 사항을 전파하고 안전관리를 당부했다. 그간 대형 태풍으로 인해 타워크레인 전도, 강풍에 날아간 공구 등에 의한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11호 태풍 '힌남노'의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한반도를 강타했던 ‘역대급 태풍’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1959년 태풍 '사라'...사망·실종 849명
1959년 9월 17일 발생한 태풍 '사라'는 남쪽 지방에 어마어마한 피해를 발생시켰다.
피해규모는 나흘 동안 사망·실종 849명을 비롯해 이재민 37만명, 파손 또는 반파된 집이 1만채를 넘었다. 특히 제주와 울산·여수 등 남부지방을 강타했으며 일부 해안지역에서는 해일까지 겹쳐 피해가 더해졌다. 당시 600억 환(약 4조2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1972년 태풍 '베티'...사망·실종 550명
1972년 8월에 발생한 태풍 '베티'는 서울과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을 물바다로 만들었다. 특히 8월 20일 전남 해남에 407.5mm의 비가 내렸고 서울에도 이틀동안 400mm의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져 전국적으로 550명의 사상자를 냈다.
◆1987년 태풍 '셀마'...사망·실종 343명
태풍 '셀마'는 1987년 7월 15일 경상남도 창원시 등 남해안 일대에 큰 피해를 입혔다. 태풍의 중심이 창원, 마산 지역을 스치면서 만조 시간과 일치해 강한 해일을 유발시켜 피해는 예상보다 훨씬 더 컸다.
셀마로 인한 피해는 당시 사망 및 실종이 343명이었고 재산 피해도 무려 3913억원이나 됐다. 그 외에 430여 채의 가옥이 침수되거나 파손돼 19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수만 ㏊의 농경지가 침수됐으며 도로·전선 등 기반 시설이 파손되는 등 태풍 '사라' 이후 최악의 피해를 기록했다.
◆1999년 태풍 '올가'...사망·실종 67명
1999년 8월 3일 발생한 제7호 태풍 올가 역시 한반도를 강타했다. 올가의 최대 순간풍속은 완도에서 측정된 초속 46m였으며 이로 인해 곳곳에서 가로수가 뽑히고 유리창이 깨졌다. 피해 규모는 67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2만532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재산 피해는 약 1조1500억원으로 당시 태풍 피해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올가'가 처음이었다.
◆2002년 태풍 '루사'...사망·실종 246명
◆…태풍 루사가 몰고온 집중호우로 충북 영동군 매곡면 노천리 노천교에서 김천으로 가는 국도가 유실돼 영동에서 김천으로 가는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2002.9.1 사진:연합뉴스
2002년 8월 30일 발생한 태풍 '루사'는 무려 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힌 것으로 기록됐다.
루사의 최대 순간풍속은 초당 39.7m, 중심 최저기압은 970hPa이었으며 특히 강원도 지역에 많은 비를 뿌렸다. 8월 31일 강릉에 내린 하루 강수량이 무려 870.5mm를 기록해 기상 관측 이래 하루 최다 강수량의 신기록을 세웠다. 피해규모는 이재민이 8만8000명(2만7619세대), 사망·실종자도 246명이나 됐다.
◆2003년 태풍 '매미'...사망·실종 130명
◆…태풍 '매미'가 몰고온 강한 비바람으로 바닷물이 도로위로 역류하면서 경남 마산시 바닷가에 있던 선박들이 도로 위로 올라와 있다. 2003.9.13 사진:연합뉴스
북한에서 명명한 태풍 '매미'는 2003년 9월 마산, 부산 등 남해안을 강타했다.
매미는 기상관측 역사상 중심부 최저기압이 가장 낮은 950hPa, 순간 최대 풍속은 60.0m/s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부산항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 11대를 비롯해 전국 56대의 타워크레인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태풍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관마저 쓰러지는 타워크레인에 크게 다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매미의 피해규모는 사망·실종자가 130명이었으며 1만97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주택 42만1015동과 농경지 3만7986ha가 침수됐으며 도로·교량 2278개소, 하천 2676개소, 수리시설 2만7547개소가 유실되거나 파괴됐다. 재산피해는 4조2225억원(2006년 환산기준)에 달했다.
매미는 다른 태풍에 비해 강력한 세력을 계속 유지했는데 당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남해상으로부터 공급된 수증기가 에너지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2006년 태풍 '에위니아'...사망·실종 40여명
2006년 7월에 발생한 제3호 태풍 ‘에위니아’는 제주와 남부에 최고 400㎜ 이상의 많은 비를 내렸으며 최대순간풍속이 40m가 넘는 강풍을 동반했다. 이로 인해 40여명의 인명피해와 1조8344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해 태풍 루사와 매미를 이어 역대 3위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