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가 판단할 문제"... 대통령실, '김건희 고가 보석 의혹' 해명에 민주 "신성불가침이냐"

민주 "'대여'라는 말로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는 사안 아냐... 국민께 용서 구해야"

전날 대통령실 "사실 장신구 같은 것은 여사가 다양하게 판단할 문제"

김의겸 "대통령실, 빵점짜리 해명 내놓은 것"

전날 박지원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재산 신고해버리면 된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 여사의 고가 보석 대여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데 대통령실은 책임 회피와 뻔뻔한 변명만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가의 장신구를 차용증이나 대여증도 없이 빌려주고, 언제 돌려줘도 상관없는 그 보석을 가진 지인은 도대체 누구냐"며 "'대여'라는 말로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무기한'으로 빌려준 것이라면, 그것이 로비가 아니고 도대체 무엇이냐"며 "억대가 넘는 고가의 보석들을 빌려주는 지인이 왜 김 여사에게만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뇌물인가, 로비인가 밝혀야 한다'는 국민의 공분을 철저히 외면하는 대통령실의 해명은 뻔뻔하기 그지없다"며 "진실을 감추고 덮으려고만 하는 대통령실의 태도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실이 김 여사 리스크를 외면하면 할수록 리스크는 커질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김 여사 리스크가 반복될수록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밀물 앞 모래성처럼 허물어진다. 지금이라도 김 여사는 자신의 고가의 장신구에 대한 진실을 고백하고 국민께 용서를 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 대통령실 관계자 "사실 장신구 같은 건 김건희 여사가 다양하게 판단할 문제" 

대통령실은 지난달 31일 오후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가 첫 해외 순방 당시 착용했던 고가의 장신구에 대해 "(3점 중 2점은) 지인에 빌린 게 맞다"면서도 지인이 누구인지, 대여시점이 언젠지 등에 관한 질문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알려진 대로) 지인이 빌려줬다는 거고, 한 점은 소상공인에게서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고가의 제품이 아니"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김 여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 때 착용했던 장신구를 지인에 빌리는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는 없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인가'라는 질문엔 "(대통령실이 김 여사의) 공식 활동을 위해 공적 조직들이 도움을 주는 게 맞지만 사실 장신구 같은 것은 여사가 다양하게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야권에서) 옷 로비 이야기까지 나오는 이유가 영부인에게 고가의 장신구를 빌려주는 것이 이해충돌 (여지)도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그런 우려에 대해 들여다보겠다"면서도 "그런 문제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가 출국 당시 세관에 해당 귀중품을 신고했냐'는 질문엔 "다시 한 번 확인해보겠다"면서 답변을 미뤘다. 휴대품 통관 규정에는 '여행자가 해외에서 사용하다가 재반입할 고가 귀중품 등은 출국시 세관에 신고를 해야한다'고 명시돼 있다.

앞서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운영위 회의에 출석했다가 전용기 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처음엔 답변하지 않다가, 산회 후 "(김 여사 착용) 장신구 3점 중 2점은 지인에게 빌렸다.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입한 것으로 금액이 신고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 여사의 고가 장신구 재산신고 누락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인에게 장신구를) 빌렸다면 20여년 전 김태정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의 '옷 로비'가 연상된다"고 꼬집었다.

◆ 김의겸 "김건희 보석 1억, 외제차 수준... 대가성 의문 제기"
 
그는 "대가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 사건이 있었다. 그때 외제차를 며칠 빌려탔다가 다들 곤욕을 치르고 박영수 특검은 특검을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지금 검찰 송치가 돼서 조사받는 걸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 보석류도 지인에게 빌렸다고 하는데 두 개 합치면 거의 1억에 가까운 액수다. 외제차 한 대 값"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다를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김 여사의 장신구 논란에 관한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원래 갖고 있던 건데 그동안 누락했다. 실수다, 잘못이다. 인정하고 사과했으면 거기서 그쳤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돌아온 답변이 '지인에게 빌린 거다'였다. 빌렸다고 하니 '누구지' 싶고 그 지인과는 무슨 관계일까, 특히 지인에게 자리라든지 공사 수주라든지 이런 일이 자꾸 벌어지니까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라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빵점짜리 해명을 내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장신구 세 점 중 두 점은 빌렸고 한 점은 소상공인에게 구입했는데 신고가 누락된 것이라고 한 데 대해 "누락된 건 아마 팔찌 같다. 저게 1500만원 정도로 값이 가장 싸다. 이걸 소상공인에 샀다고 하면 500만원 이하로 주장을 할 수 있고 그러면 신고 안 해도 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명품 팔찌인데 소상공인에 중고를 샀다는 건가'라는 진행자 질문에는 "다른 건 처음에 공개가 됐다. 목걸이나 브로치 같은 경우에는 빌렸다고 하고 저 팔찌는 여러 번 나왔는데 빌렸다고 하면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니 소상공인에게 산 거라고 해명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박지원 "김 여사 6200만원 목걸이 이해... 빌렸다 거짓말해 일 키워"

한편, 야권에서는 이같은 김 여사의 고가 보석 대여 논란과 관련해 김 여사가 "그 정도 보석을 가지고 있어도 괜찮다"며 "김 여사가 목걸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 전 원장은 지난달 31일 KBS '여의도 사사건건'에 출연해 "김 여사가 돈이 많고 미술 기획을 한 멋있는 분 아니냐. 그 정도의 보석을 가지고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고급을 하고 나왔으면 솔직히 얘기했으면 좋을 게 아닌가"라며 "저는 김 여사가 (보석들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스페인 현지에서 빌렸다. 또 뭐라고 하니까 한국에 있는 지인한테 빌리고 하나는 샀다(고 한다)"며 "김 여사가 지금이라도 '내가 가지고 있던 거다. 그런데 재산신고를 빠뜨린 것은 내 잘못이다, 사과한다'고 (말하고) 신고해버리면 된다. 이거 놔두면 계속 말썽이 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대통령실이 김 여사가 지인으로부터 보석을 대여했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에 대해 "대통령 부인이 빌려서 간다는 건 있을 수가 없다"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봐도 저는 김 여사가 6200만원짜리 목걸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도 다 이해할 것 같다"며 "저도 제 아내 사줬고, 재산신고 했다. 다 그러는 거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또 도둑질해도 제대로 하든지, 스페인에서 빌렸다고 했다가 여기 지인에게 빌렸다고 했다가(말이 바뀐다)"라며 "민주당 사람들이 파고들면 진짜 못 견딘다. 재산신고 누락했다. 미안하다. 그리고 재산신고 해버리면 끝나는 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