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백설기에 팥 꽂혀 있듯, 꽂아놓은 쪽에다가 동시 보고 등 문제 인식"
"애초부터 윤핵관 라인과 검찰 라인은 비교될 수 없는 상황"
"이재명, 말로는 민생인데, 행동은 개딸들 기 살려주는 쪽으로 간다"
"김건희 특검법, 한동훈 탄핵? 초강수 극약 처방...함부로 핵버튼 누르면 안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최근 대통령실 내 대대적인 감찰과 인적 개편 작업이 이뤄지는 과정에 대해 "아주 이례적"이라면서 "윤핵관 라인으로 대통령실에 들어갔던 사람들이 일단 지금 나가고 있는 상황으로 안테나가 다 뽑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대개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비위사실의 단초가 드러났을 때 개별적으로 한다"며 "일 잘한다 못한다는 것은 인사 쪽에서 평가를 할 일이지 비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인적 구성이 정말 에이스들로 짜여진 것이 아니고 어떤 외부인사의 입김에 의해서 백설기에 팥이 꽂혀 있듯이 점점이 박혀 있어, 외부로 내부정보가 유출되고 혹은 자기를 꽂아놓은 쪽에다가 동시에 보고한다 등 이런 우려가 있어서 전체가 문제 아니냐 해서 지금 들여다보는 것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수석부터 바꾸고 수석이 자기와 일하기 편한 사람들로 팀을 다시 꾸려서 시작하지만 지금 (용산 대통령실) 수석은 수석실 인선에 초기부터 관여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그 소속 직원들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져서 그 결과 내부정보도 (외부로) 나가고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있는 행정관들, 라인 타고 들어온 사람들은 이번에 솎아내고 주로 늘공들이 남을 것이다. 이번에는 '당신들 주도로 팀을 꾸려라, 그래서 한번 제대로 일을 해봐라'라고 기회, 시간을 준 걸로 전해 들었다"며 "외부 실세가 자기 사람을 곳곳에 박아놔서 실장이나 수석이 제대로 조직을 장악하고 끌고 가기가 힘들었다고 평가하는 것 같다. 외부 실세는 주로 윤핵관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장제원 의원이 전날 2선 후퇴를 선언한 것과 권성동 원내대표도 비대위가 꾸려지면 거취 결정하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조 의원은 "(윤핵관) 안테나가 다 뽑히는 것이 된다"면서 "힘은 정보에서 비롯되는 면이 많으니까 일단 그런 점에서 (윤핵관) 힘이 빠질 것이며, 아무래도 대통령이 대통령실 문제점에 대해 이렇게 진단을 하셨다라는 것 자체가 큰 데미지로 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대적으로 진행 중인 대통령실 인적 개편은 일련의 '보안 사고'에서 촉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감한 대외비 정보유출이 국정 지지도 하락을 가속화했다는 인식 아래 '내부 고발자'를 확인하고 정리하는 작업으로부터 물밑 개편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인적 개편 자체가 '윤핵관 솎아내기'로 비친 측면도 있다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검찰 출신이 키를 쥔 인사·총무·법무라인이나 '늘공' 위주의 정책라인이 개편에서 한발 빗겨 있고, '어공'이 집중 타깃이 된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검핵관들은 인사비서관, 총무비서관, 부속실장 등 박근혜 전 대통령 때 문고리 3인방 자리를 정확히 차지하고, 인사감찰 라인도 장악을 했다"며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곳에 가장 노루목을 지키고 있다. 애초부터 윤핵관 라인과 검찰 라인은 비교가 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의 귀금속 관련 논란에 대해 공직자 윤리법에 따라 조사해야 하는 사안인가'라는 질문에 "윤리법을 떠나 지금 대통령실에서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제2부속실에서 관장해야 되는 사항인데 지금 제2부속실이 없다"며 "그렇다면 그냥 부속실이 그래도 가장 잘 알 수 있는 상황일 건데 부속실이 벌써부터 단단한 성역이 됐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제2부속실을 만들어야 된다, 외부행사 못하게 해야 된다, 여러 가지 해법을 얘기하고 있는데 그래도 그게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며 "그 부분이 국정수행 지지도에 반영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행보에 대해선 "말로는 민생인데 행동은 강성 당원들 쪽으로 가는 것"이라고 우려 섞인 평가를 했다.
조 의원은 "중도·실용·민생으로 가야 한다, 또 그쪽에 강점이 있다고 했는데 행동은 당사 내 당원존 설치하고 전자당원증을 만들어 당직자의 연락처를 공개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청원 게시판에 개딸들이 집중적으로 요구했던 것"이라며 "민생으로 가는 것은 정말 잘하고 있다고 보는데 계속 강성 당원들, 개딸들 그쪽의 기를 살려주는 쪽으로 지금 계속 동시에 가고 있다. 그게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일각에서 추진 중인 '김건희 특검법'과 '한동훈 탄핵'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조 의원은 "초강수 극약 처방에 해당되는 것이다. 반작용이 실제로 크다"며 "무기로 말하면 핵무기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핵버튼을 누르면 안 되는데 계속 우리는 '핵버튼을 누르겠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대표는 민생을 얘기하고 최고위원들이 강성 발언 경쟁을 하고 있다"며 "전당대회 기간 내내 강성 당원에게 어필하는 식으로 득표 전략을 삼아 그 관성으로 가는 것 같다. 그래서 개인 인지도가 높아지고 당원 지지가 올라가 그것을 만끽하는 것은 좋은데 지도부가 이론 없이 원보이스(한 목소리)로 그렇게 나가면 강성 당원을 제외한 나머지 중도나 무당층 혹은 나머지 국민은 우리 당을 어떻게 보겠냐"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