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물가억제 위해 강경기조 유지할까
포워드 가이던스 폐기 공식화 가능성
한은,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감 ‘솔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 제공
이번주 금융시장은 미국 잭슨홀 미팅과 한국 금융통화위원회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8월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없는 만큼 잭슨홀 미팅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특히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표가 예정돼 눈길을 끈다.
25~27일에는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 인사들이 참석하는 잭슨홀 미팅(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이 개최된다. 미팅 주제는 ‘경제와 정책의 제약조건에 대한 재평가’로, 연준의 행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인플레이션 대응, 금리상승 영향, 고용시장 변화, 공급 교란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은 한국 시각으로 26일 오후 11시에 열린다. 시장에서는 파월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인상 의지를 다지며 ‘매파적’인 시그널을 보낼 것으로 예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 소비자물가(CPI)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과도한 안도감을 억제하기 위해 연준 위원들이 잇따라 매파적인 발언에 나선 바 있다”며 “잭슨홀 미팅 불확실성은 주 초반부터 국내 증시에 남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안내)를 제시하기보다는 ‘데이터 후행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입장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7월 FOMC 이후 시장은 연준의 속도조절을 2023년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해석했지만 속도조절과 완화적 정책으로의 변환은 다르다”며 “임금-물가 스파이럴(악순환)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연준은 물가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며, 완연한 수요 둔화라는 정책 효과가 지표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매파적 스탠스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잭슨홀 미팅이 ‘비둘기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 물가폭등 발 긴축에 대한 경계심리가 유입된 상황임을 고려할 때, 잭슨홀 미팅에 대한 시장의 해석은 좀 더 완화적이고, 시장에 우호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준이 잭슨홀 미팅에서 포워드 가이던스 폐기를 공식화할지도 주목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은 점도표, 경제전망 발표, 기자회견 등 포워드 가이던스를 도입했다. 그러나 포워드 가이던스가 오히려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자 연준은 7월 FOMC에서 ‘명확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포워드 가이던스가 폐기될 경우 연준은 이르면 9월 FOMC부터 점도표를 발표하지 않을 수 있다”며 “시장은 연준의 긴축을 재차 우려할 것이며 단기간 변동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창용 총재, 25일 금통위 이후 출국...잭슨홀 미팅 세션 발표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잭슨홀 미팅에서 마지막 세션 발표자로 나선다. 잭슨홀 회의에서 세션 발표를 맡은 한은 총재는 이 총재가 처음이다. 이 총재는 25일 금통위 이후 출국할 예정이다.
한은 금통위는 25일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달 빅스텝(50bp 금리인상)을 단행한 한은이 8월엔 베이비스텝(25bp 금리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6%대를 기록하고 원화 약세가 지속하는 상황을 고려해 추가 인상 여지를 열어둘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신증권은 8월 25bp에 이어 10~11월에도 25bp씩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타국 대비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앞서 개시했고, 6회에 걸친 금리인상으로 통화당국의 물가안정에 대한 의지가 지속 확인됐다”며 “이례적인 인상 폭(+50bp)을 유지하기보다는 꾸준히 물가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는 정책 기조를 시사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금리결정과 함께 수정경제전망도 발표된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7%에서 2.5~2.6%로 소폭 낮추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5%에서 5%대 초반으로 상향 조정할 전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성장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만큼 한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의 정점은 9~10월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수출 등 성장 모멘텀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과 가계부채 문제 등을 고려할 때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