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유재산 매각에 "국유재산 9곳 중 6곳 강남구, '부자 배 불리기'" 비판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국유재산 적극 매각' 정책을 정조준하며 거듭 비판에 나섰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2일 "정부가 공공부문 혁신을 이유로 매각하겠다는 상업용·임대주택용 국유재산 9곳 중 6곳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허리띠 졸라매기'라던 국유재산 민간 매각, '부자 배 불리기'인가"라며 비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가 재벌·대기업 감세로 부족해진 세수를 충당하기 위해 국가의 재산을 매각하겠다는 것도 황당한데 부자들 '배 불리기'로 활용하겠다니 어처구니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내대변인은 "당초 정부가 예시로 든 매각 대상 재산에는 경기지역에 소재한 재산만 명시되어 있었다. 국회에서 자료 요청을 하지 않았다면 모르고 넘어갔을 것"이라며 "정부가 논란이 일 것을 의식해 눈 가리고 아웅하려 한 것이고, 정부 자산을 헐값에 팔아넘기려는 의도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장 정부가 주택공급을 추진하려고 해도 정부 소유의 토지가 부족해 지지부진한 사례가 빈번하다"며 "그런데도 정부의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할 수 있는 국가 재산을 시급하게 매각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애초 재벌·대기업 법인세 감세부터가 잘못됐다. 그런데 '재벌 특혜'가 '부자 배불리기'로 이어진다면 국민의 허탈감을 어떻게 감당하려는 것인가"라며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 인하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리고, 국유재산도 매각이 아니라 공공적 사용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눈앞의 예산 확보를 위해 국유재산을 매각하는 것은 미래를 매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통해 "(정부는) 지난 법인세 인하로 부족한 세수를 국유지를 팔아서 메꾸겠다고 발표했다. 정부 국유재산 중에 잘 사용되지 않는 토지와 건물을 향후 5년간 16조원 이상 매각해 재정에 보태겠다는 것"이라며 "'바겐세일', 이른바 정리 세일 방식으로 국유지를 매각하려는 건 정부 입장에서는 우려가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비대위원은 "추경호 기재부 장관은 감세가 국제적 트렌드라고 했다. 과연 맞는 말인가"라며 "최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통과됐다. 해당 법안은 기존 과세제도 개편을 통해 법인세 증세를 단행하는 것으로, 미국 정부는 법인세의 최고세율 인상 없이도 10년간 약 340조원에 달하는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책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법인세 인하를 고집하는 윤석열 정부와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산관리공사 캠코에서는 TF팀을 만들었다고 한다. 매각할 국유재산을 찾기, 보여주기, 숫자 맞추기로 국유재산을 찾아서 매각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매각 방침이 있고 매각 목표가 있으면 사는 사람은 어떨까, 싸게 살 수 있다. 기다리면 된다. 상거래의 기본이다. 이런 식으로 하면 제값도 받지 못하고 여러 가지 특혜를 줘야 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의원들은 특권층에게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앞서 이재명 의원은 지난 10일 정부의 '국유재산 매각' 방침에 대해 "'국유재산 민영화'는 소수 특권층 배 불리기"라며 "기재부가 국회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국유재산을 팔지 못하도록 국유재산법 개정부터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같은 비판에 대해 "뜬금없는 지적"이라며 "(매각 방침을) 설명할 때도 이것은 민영화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고 전국에 산재한 국유재산 중 그야말로 놀고 있는 땅, 활용되지 않고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재산을 매각한다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유휴재산, 활용도가 낮은 재산을 활용도가 높은 쪽으로 돌리기 위해 조사하고 있고 필요한 부분을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에 의해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