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럼회' 장경태 "당헌 80조 개정해야...정치행위 검찰에 맡기는 게 문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는 9일 '부정부패 혐의 연루된 당직자 기소시 직무 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 개정 요구 청원에 대해 "검찰의 기소를 다 신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개정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장 후보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악의를 가지고 기소한다는 의혹이 있을 경우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민주당 입장에서 이런 부분까지 다 검찰의 기소를 다 신뢰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후보는 "전에는 민주당과 검찰의 여러 가지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지만 검찰개혁 과정에서 기득권과 특권을 타파하고 개혁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갈등이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검찰의 과거 지속된 행태들 표적·기획 수사나 여러 별건 수사로 대변되는 문제점들이 드러났기 때문에 민주당의 정치적 행위를 검찰의 기소에 맡기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당헌 80조 개정'은 민주당이 이달 1일부터 운영한 당원청원시스템에 올라온 청원으로, 권리당원이 5만명 넘게 동의해 당 지도부는 공식 답변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 규정에 따라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청원은 당 지도부에 정식 보고되고, 지도부는 30일 내 공식 답변을 하게 된다.

이같은 당헌 개정 요구는 윤석열 정부 검찰·경찰의 정치 보복 수사 일환으로 기소되는 경우, 당헌 80조 때문에 당직이 바로 정지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아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서 당헌을 개정해달라는 취지로 나왔다.

앞선 지역 순회 경선에서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 4위를 기록한 데 대해 "저도 예상치 못한 결과"라며 "결국 우리 당이 민주당이 혁신의 길로 가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분들께서 공감해 주신 거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당권주자 3인 중 박용진 후보가 당 대표의 공천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 "우리 당은 문재인, 이해찬 당대표를 거치면서 공천 시스템이 확립된 정당"이라며 "공천권을 내려놓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장 후보는 "당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한이 정해져 있다. 전략공천도 20% 이내에 해야 된다. 그 20% 이내의 전략공천 권한도 예를 들면 선거구 신설이라든지 현역의원 불출마 지역이라든지 지역구 분할지역 등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미 공천 시스템이 확립된 상태에서 공천권을 내려놓겠다는 말 자체가 성립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만약 그 말이 성립할 수 있다면 그 전에 지도부는 사천을 행사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논리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친이재명계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 소속인 점을 두고는 "처럼회 자체가 약속을 지키는 연구 모임이다. 정치 개혁이라든지 검찰 개혁, 언론 개혁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던 모임"이라며 "마치 처럼회가 초선 열댓 명 정도가 170명의 의원들을 또 민주당을 이끌어 간다, 움직인다, 라는 오해가 있어 그런 부분은 불식시키고 싶다"고 답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소위 '반사이익'조차 누리지 못할 정도로 민주당이 대응을 못하고 있는 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어떤 민주당을 만들어갈지 전당대회를 통해서 비전 경쟁을 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차기 지도부가 여러 가지 수권능력을 보여줄, 어떤 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될지 고민을 할 지점"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인사 참사와 경제 파탄, 또 국정 시스템마저도 무너뜨리는 행태를 하고 있지 않나. (취임한 지) 세 달도 안 됐는데 순식간에 국정 운영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에 박순애 교육부 장관 같은 경우 음주나 표절전력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음에도 불구하고 인사 검증에 책임이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같은 경우 일언반구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 인사 참사에 대해 누가 과연 책임을 질지 주목해야 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