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교육부장관 자진사퇴… 임명 34일만에 하차

박순애 교육부장관은 이날 오후 5시 30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직을 사퇴하고자 한다. 학제개편 등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저에게 있고 제 불찰"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박 장관은 "제가 받은 혜택을 돌려드리고 싶었는데 많이 부족했다"며 "우리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한다"고 말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급하게 자리를 떴다.

박 장관의 사퇴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지 34일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휴가를 마치고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에서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면서 경질을 암시한 바 있다.

박 장관의 국무위원 사임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사례이다. 또한 지명 뒤 후보자 신분으로 사퇴한 장관급 인사의 낙마로는 다섯 번째다.

앞서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정호승,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이 자진 사퇴한 바 있다.

박 부총리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1년 낮추는 안을 보고했다가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하면서 인적 쇄신에 대한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면서 박순애 장관이 가장 먼저 인적 쇄신의 대상자로 거론 된 바 있다.

야권과 여권 내부에서도 박 장관의 경질설을 요구하면서 사퇴설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여기 저기서 제기됐다.

박 장관의 자진사퇴로 인적 쇄신의 물꼬를 튼 윤석열 정부가 내각과 대통령실까지 인적 쇄신의 폭을 넓혀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