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비대위 설치 강행시 黨 더 혼란...최고위 자진사퇴로 자의적 비상상황 야기 우려
"당대표 거취, 사법기관의 수사결과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
서병수 "최고위원회 기능 상실, 비상상황 만들기 위한 사퇴로 보여...국민 의아"
하태경 "비대위 실제 목적, 혼란 수습 아닌 이준석 복귀 차단...성동격서 형국"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3일 오후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에서 열린 2022년 국민의힘-충청권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은 3일 "비상상황에 대한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전체의 공감대 없이 비대위 설치를 강행할 경우 당은 더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비대위 체제'에 공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대표의 거취는 앞으로 있을 사법기관의 수사결과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의원은 "원내대표의 말실수와 사적 대화가 담긴 텔레그램 유출로 원내대표의 지도력이 약화한 상황은 해당자가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지, 그 자체를 비상상황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고위원의 자진사퇴로 비상상황을 야기하여 언제든 자의적으로 비대위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당원 민주주의에도 반하는 일"이라며 자의적인 비상상황 야기를 우려했다.
최 의원은 "당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로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를 대행한 것은 당헌이 예상하고 있는 것이어서 설사 원내대표와 당대표 직무대행의 동시 업무수행이 과중하더라 하더라도 그 자체로는 비상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당 대표 궐위 시에도 잔여 임기 6개월 미만의 경우에는 새로운 대표를 선출하지 않고 원내대표가 그 직을 승계하게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8인의 최고위원 중 3인의 사퇴(그중 1인은 사퇴서 제출, 2인은 사퇴의사만 표명)로 4명의 최고위원(당원권이 정지된 대표를 제외)만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되고 최고위원회의 의결정족수(재적 8인의 과반수인 5인)를 충족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더라도, 30일 이내에 전국위원회에서 최고위원을 선출할 수 있다"며 "비대위 출범 요건인 최고위원회의 기능 상실에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당 대표 궐위 또는 최고위 기능 상실 등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비대위를 둘 수 있다'는 당헌을 근거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려고 하지만 애초 전제 조건인 '비상상황'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최 의원은 "지금은 당권 다툼할 때가 아니라 당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스스로 혁신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더 이상 국민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경한 입장을 비쳤다.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의견수렴 경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지난달 11일에 권 원내대표가 직무대행 체제가 됐을 때 그때의 우리가 비상대책위원회를 하는 게 맞느냐, 조기 전당대회를 하는 게 맞느냐, 직무대행 체제로 하는 게 맞느냐, 여러 가지 검토를 사실 거쳤지 않나"라면서 "직무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고 결론 내려서 직무대행 체제를 왔는데 그 이후 하나도 변한 게 없지 않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 의원은 "새로운 돌발 변수가 일어났다든가 상황이 바뀐 것이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권 원내대표의 문자메시지 노출된 사고 이것밖에 없는 거 아니겠나"라며 "그런데 그것을 갑자기 이렇게 바꾼다는 것은 국민들이 볼 때 상당히 의아해하시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대책위원회로 가는 것은 최고위 기능 상실에 근거를 두고 하는 거 아니겠나. 뭔가 잘못이 있고 거기에 대해 누군가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최고위원회 구성이 안 되니까 기능 상실이 돼서 비상상황이다 이렇게 돼야 되는데, 잘못이나 책임에 대한 것들은 얘기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비상상황을 만들기 위한 사퇴로 받아들이는 국민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 하태경 "비대위 실제 목적, 이준석 컴백 차단"
◆…22일 오전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 등이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해양경찰청에서 해경청 지휘부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3일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비대위를 하자고 해놓고, 실제 목적은 혼란을 수습하는 게 아니라 이준석 대표 몰아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비대위가 당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것인데, 당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비대위로 가고 있다. 오히려 더 크고 중요한 문제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 의원은 "윤리위 당시 징계가 문제 있다고 보는 의원도 꽤 많고, 이 대표 본인도 징계를 내용적으로 승복 못하고, 이 대표를 몰아내려면 그 사안(징계)으로 당당하게 뭘 추진을 해야 되는데, 성동격서(聲東擊西, 동쪽에서 소리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당에서 추진하는 비대위는 이 대표 컴백을 차단하는 게 목적인 듯하다"며 "비대위로 가더라도 이 대표가 컴백 가능한 '시한부 비대위'(를 해야 한다). 사실 이 대표도 본인의 반성이 좀 필요한데, 이 대표를 저처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압도적인 다수파가 이 대표 반대편에 서 있기 때문에 지금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