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감사원 독립성·중립성 훼손"... 野, 최재해 감사원장 사퇴촉구 결의안 제출

"감사원 독립성·중립성 훼손... 헌법과 감사원법의 정신 정면으로 부정"

"한국개발연구원장·국민권익위원장·방송통신위원장 등의 사퇴 압박에 감사원 동원"

"전 정부에 대한 흠집 내기에 감사원 내몰아"

"이번 결의안은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사전에 충분하게 조율해 추진한 것"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밝힌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3일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민주당 법사위원, 시대전환 조정훈·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공동으로 최 원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재해 감사원장은 우리나라 최고 감사기구의 수장으로서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감사원의 핵심 가치를 준수하며 엄정하고 공정하게 헌법이 부여한 감사 권한을 수행할 헌법상 의무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감사원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격하시켜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함으로써 헌법과 감사원법의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최재해 감사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냐'는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질의에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들은 또 "헌법상 권한을 오·남용해 한국개발연구원장, 국민권익위원장, 방송통신위원장 등의 사퇴 압박에 감사원을 동원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감사 착수 검토와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에 대한 감사 등으로 전 정부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흠집 내기에 감사원을 내몰고 있다"며 "최 원장은 유병호 사무총장의 각종 전횡을 방관, 방조하고 있어 감사원의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의 핵심 가치인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나아가 우리 사회의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기 위해 최 원장이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동민 의원은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 명의로 최재해 감사원장의 대국민 사과 등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최 감사원장은 사과는커녕 해명자료를 배포하며, 변명과 함께 기존 감사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사안을 대단히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다"며 "이번 결의안은 원내지도부와 사전에 충분하게 조율해서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최재해 감사원장 사퇴 촉구 결의안 전문이다.

감사원장(최재해) 사퇴 촉구 결의안

주    문

최재해 감사원장은 우리나라 최고 감사기구의 수장으로서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감사원의 핵심 가치를 준수하며 엄정하고 공정하게 헌법이 부여한 감사 권한을 수행할 헌법상 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최 감사원장은 이러한 의무를 망각한 채 감사원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격하시켜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함으로써 헌법과 감사원법의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또한, 최재해 감사원장은 헌법상 권한을 오・남용해 전 정부에서 임명한 한국개발연구원장, 국민권익위원장, 방송통신위원장 등의 자진사퇴 압박에 감사원을 동원하고,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감사 착수 검토, 국가안보실의 개입 및 기획 의혹이 제기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번복 건에 대한 감사 진행 등 전 정부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흠집 내기에 감사원을 내몰고 있다.

더불어 최 감사원장은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각종 전횡을 방관, 방조하고 있어 감사원의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운영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이상과 같이 최재해 감사원장은 대통령 소속 기관이라는 형식논리에 빠져,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한 헌법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이에 감사원의 핵심가치인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나아가 우리 사회의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기 위해 최재해 감사원장이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제안이유

감사원장 최재해 사퇴 촉구 결의안의 제안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최재해 감사원장은 7월 2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하여 감사원이 (감사를 통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감사원법의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11월 국회는 최재해 당시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을 담은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감사원 출신 최초 감사원장 후보자인 최 후보자가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최 감사원장은 취임 직후 일성에서도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감사원의 핵심 가치로 강조했다.

불과 8개월여 만에 적격 인사에서 부적격 인사로 전락해 감사원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부정하는 최재해 감사원장은 감사원장으로서 더 이상 자격이 없다.

둘째,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래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 6월 27일 감사원이 한국개발연구원에 이례적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한 다음 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홍장표 전 한국개발연구원장을 언급하며, “원장으로 앉아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우리와 너무 안 맞는다”, “(정리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며 자진사퇴를 압박했다.

7월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여권 실세 국회의원이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의 사퇴를 거론하며 감사원 감사를 요청한 다음 날 감사원은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예비감사를 개시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이미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기관 정기감사를 실시한 바 있다.

또한, 감사원은 연간 감사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한 하반기 감사 계획을 밝혔는데,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무력화를 의미하는 우선수사권 폐지를 공약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국가안보실의 개입과 기획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번복 건 역시 감사원이 해양경찰청과 국방부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감사원은 대통령 소속이지만, 그 권한은 헌법이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감사원은 대통령 소속 기관이라는 형식논리에 빠져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남용하고 헌법정신을 훼손하고 있다.

전 정부에서 임명한 기관장들의 자진사퇴 압박에 동원되고, 전 정부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흠집 내기에 앞장선다면, 감사원 스스로 존재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흔드는 일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셋째, 최재해 감사원장이 감사원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각종 전횡을 일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 감사원장은 아무런 조치 없이 이를 방관, 방조하고 있다.

유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 5년을 감사원의 비정상 시기로 비난했다. 이는 감사원의 정상화를 명목으로 전 정부에 대한 전방위 감사를 예고하는 정치적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최 감사원장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이러한 발언을 한 유 사무총장을 침묵으로 감싸고 있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사무총장의 언행을 감사원의 수장이 묵인하는 것은 곧 최 감사원장이 감사원을 정상적으로 운영을 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우리나라 최고 감사기구의 수장으로서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감사원의 핵심 가치를 준수하며 엄정하고 공정하게 헌법이 부여한 감사 권한을 수행할 헌법상 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최 원장은 감사 권한을 오남용하여 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과 국정운영에 대해 정치 편향적인 감사를 실시하고,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되는 발언을 하거나 그러한 발언을 묵인하는 등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

이에 감사원의 핵심가치인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그리고 우리 사회의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기 위해 최재해 감사원장이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