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법제처, 경찰국 문제 없다? 이완규 尹측근, 아전인수격 해석"

경찰 출신인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이완규 법제처장이 "법적으로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이완규 법제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시절부터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는 분"이라며 "일방적인 아전인수격 해석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 위법한 시행령, 시행규칙을 자행하고 계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져 있는 분"이라면서 "이런 측근과 복심에 의한 일방적인 아전인수격 해석에 불과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 간의 문자메시지가 파문이 되고 있지 않나. 문자메시지에서 윤 대통령의 뜻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총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내부총질을 하지 않고 뜻에 따르겠다는 의사들, 그런 주변 분위기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법제처는 전날 보도 자료를 내고 "경찰국 신설을 위한 시행령 개정 등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경찰국 신설은 정부조직법·국가경찰법·경찰공무원법에 근거를 두고 있고 행안부 장관 업무를 보조하기 위한 기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장관에게 법률상 부여된 권한 행사를 보조하기 위한 기구는 법률 개정 없이 직제 개정으로 설치할 수 있고 경찰위원회 심의‧의결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정부조직법 제7조 4항에 따르면 장관이 외청(外廳)의 중요정책 수립에 관한 지휘를 할 수 있다"며 "외청 체제에서는 ‘장관과 외청 사이의 지휘관계’에 따른 지휘로 통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정부조직법이나 경찰법 등 법률에 대한 위배가 너무나 중대하고 명백하기 때문에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하는 사안"이라며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해 탄핵소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위헌‧위법한 권한행사를 한 국무위원에게 국회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면서 "탄핵소추를 본회의에 의결함으로써 법적 책임을 묻고, 헌법재판소에서 법적인 판단을 함으로써 위헌‧위법한 권한에 대해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절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3분의1 이상이 발의하고 과반 동의를 통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됨으로써 곧 탄핵소추가 되고 장관의 권한 행사는 정지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해임건의와 탄핵소추 모두 책임을 물을 수가 있는데, 해임 건의는 국회 결의에 대한 판단을 대통령이 하게 된다"며 "이 사안은 정부조직법, 경찰법 등 법률에 대한 위배가 너무 중대하고 명백하기 때문에 탄핵소추로 진행하는 것이 바른 길이고, 탄핵소추를 통해 헌법과 법률의 정신을 회복해주는 것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모법인 정부조직법과 경찰법 개정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선 "지금 민주당에서 모법인 정부조직법이나 경찰법을 손 보는 방안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 단순히 위법한 시행령 시행규칙 제정에 해당하는 부분만 가지고 관련법 규정을 살펴볼 것이 아니다"라며 "국회 형사사법체계개혁특별위원회에서 경찰법에 규정된 경찰위원회의 실질화 방안을 폭넓게 논의하면서 민주적 견제방안을 실질화해 경찰에 대한 견제를 효율화하는 방안, 이런 논의를 통해 입법 개정 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대응 방식에 대해 "전국에 경정이 6천명 정도이고 이들이 총경 승진 대상자인데, 지금 행안부 장관이 전국의 경정 이상 경찰의 인사권을 가지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가운데, 8월 2일 시행 전에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되자마자 복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행안부 장관의 경찰국 신설을 통한 경찰 인사권의 장악이 얼마나 경찰 조직을 병들게 할 수 있는가를 보여줄 수 있는 전형적인 샘플"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성일종 의원이 전날 이상민 장관의 탄핵을 주장한 권 의원을 향해 "민주당 소속으로 봐도 되지 않겠냐"고 비판한 것에 "이견과 어떤 다양성에 대해 내부총질로 보는 분위기가 있는데 그런 것의 일환"이라고 맞받아쳤다.

권 의원은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서 30년 동안 경찰국이 없었던 이유는 정부조직법이 그렇게 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해 의견을 얘기하고 당내에서 다양하게 토론을 먼저 해야 되는 건데, 일방적으로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대정부질문도 배제하고 관련된 토론회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당 운영을 하고 있다. 본인들이 편파적인 당 운영을 하면서 나와 다른 생각은 사실상 민주당과 같이 움직이는 것 아니냐고 하니 당을 편가르기 방식으로 운영하는 사고방식의 결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두고 "경복궁 시대를 확인할 수 있는 텔레그램"이라고 비꼬았다.

'당무 불개입'을 선언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거꾸로 당을 강하게 쥐고 있다고 보나란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장소적으로는 용산 시대인데 실질적으론 경복궁 시대로 군주와 신하의 관계로 당정 간의 관계가 설정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견에 대해선 용납하지 않겠다는 인식뿐 아니라 권 원내대표가 거기에 답하면서 ‘뜻을 받들겠습니다’ 하고 있다"며 "‘명을 내리십시오, 뜻을 받들겠습니다’라는 군주와 신하의 관계설정"이라고 평가했다.

◆ "민주당, 경찰국 설치 막을 가능한 모든 방안 동원, 한계 있어"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오는 8월 2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경찰국 신설안과 관련해 "(민주당은) 지금 가능한 모든 방안을 다 동원하겠다는 것"이라면서도 당장 경찰국 설치를 저지할 방안이 마땅치 않아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28일 MBC라디오에서 "내달 2일 되도록이면 공포시행을 안 하는 게 제일 좋은데 지금으로 봐서는 그럴 리는 만무한 것 같다. 벌써 경찰국장 유력후보자 명단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렇다면 입법적 통제, 행정부 감시, 이런 것밖에 없지 않겠나. 법 개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또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예산 이런 건 간접적이거나 효력에 한계가 있다"며 "그러니까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 탄핵 같은 것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부조직법이나 경찰법 개정 방안에 대해 "충분히 그것도 가능하다. 정부조직법, 경찰법 이런 모법을 손 대는 게 사실은 법체계상 맞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국민의힘 쪽에서는 국회 다수석을 가진 민주당 쪽에서 자기들 입맛에 맞게 법을 안 바꿔줄 것 같다, 그러니까 시행령으로 바꾸고 '이게 위법이 아니다', 그러면서 그냥 먼저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