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앞에선 양 머리 걸고 뒤에선 개고기 받아와 판다"
대통령실 '李도 오해 안 했을 것'에 "못 알아들었다고 오해없길"
홍보수석 "당무는 지도부가 알아서 꾸려갈 일, 대통령이 일일이 지침 안 줘"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거나 정치적 의미 부여 바람직하지 않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는 '겉은 번지르르하나 속은 변변치 않은 것'을 뜻하는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언급한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이른바 '문자 유출 사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울릉도에 체류 중인 이 대표는 그러면서 "이 섬(울릉도)은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 솔직해서 좋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배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대정부 질문이 진행 중이던 전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권 대행이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언론 사진에 포착됐다.
권 대행의 휴대전화 화면 속 메시지를 보면,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에 이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보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고 답했다.
그간 윤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 징계 사태와 관련해 줄곧 거리를 뒀지만, 실제로는 윤 대통령의 의중, 즉 윤심(尹心)이 '이준석 징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으로 읽힌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일부 2030 청년층에서는 "윤 대통령과 주변 인사들이 이 대표를 토사구팽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지난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을 겨냥하는 문자메시지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대표는 당일 페이스북에 "울릉도에 온 뒤로 많은 분이 울릉도에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주신다"며 관련 사진과 동영상만을 게시했었다.
이후 이날 오전에도 내내 언급이 없다가 11시30분 페이스북을 통해 '정상배', '양두구육'과 같은 단어를 담은 글을 게재한 것이다.
아울러 이날 오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해당 문자가 윤 대통령의 이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뜻을 의미한 건 아니라며 "특별히 이준석 대표도 오해는 하시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힌 것 관련해서 이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문자를 통해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며 "못 알아들었다고 대통령실이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 문자가 자신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부정적 태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최영범 홍보수석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윤석열 대통령간 문자 대화가 언론 보도를 통해 노출된 것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강인선 대변인.<사진=연합뉴스>
최 수석은 사견을 전제로 "제가 아는 한 당무는 당 지도부가 알아서 잘 꾸려나갈 일이고 윤 대통령이 일일이 지침을 주거나 하는 일이 없다"며 "이 대표에 대해서도 부정적 뜻으로 언급하는 바를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우연한 기회에 노출된 문자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거나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은 조금 바람직하지 않다"며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문자를 촬영해 이렇게 언론에 공개해 정치 쟁점으로 만들고 이슈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여러 가지 당이 어려움을 겪었다가 권성동 직무대행이 맡아서 애를 쓰고 있으니 격려하고 덕담하는 차원에서 (윤 대통령이) 그런 말씀하신 거 아닌가 짐작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