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천하람 尹 문자에 "당내 쓴소리가 내부총질? 당황...소신파 위축"

김용태 "당대표 싫어했다는 소문, 방증된 것 같아 유감"

"'文비어천가'처럼 안 되려고 옳은 소리 낸 것 '내부총질'로 인식...매우 아쉬워"

"권성동, 내부총질인지 아닌지 국민‧당원에 본인 생각 밝혀야"

천하람 "여당 늘 정부 편만 들고 달콤한 얘기만 하면 결코 잘될 수 없다"

"'내부총질'로 본인 생각 드러내...윤핵관에 영향 준 것 아니냐는 의혹 계속 나올 것"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당내 청년 정치인들은 "여당 내 정부를 비판하거나 쓴소리 하는 것에 대해 안 좋게 보고 있다는 인식이 보인다"며 우려를 표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당 대표를 싫어하셨다는 소문이 원치 않는 방식과 타이밍에 방증된 것 같아 유감스럽다"며 "옳은 소리 낸 것을 갖고 '내부총질'이라고 인식하셨다는 것에서 매우 아쉬웠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마음에 들지 않은 행동이든 아니든 정권교체를 위한 일념 하나로 당대표를 포함해서 당 지도부가 정말 피와 땀을 갈아 넣었다"면서 "설사 당 대표가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다고 해서 그것을 내부총질이라고 인식했다는 것이 정말 당황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정권에서 민주당이 문재인 전 대통령한테 아무 말도 못하고 '문비어천가'를 외쳤던 당시 의원들과 젊은 정치인들을 향해 586앵무새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렇게 안 되려고 옳은 소리를 낸 것을 내부총질로 인식했다는 게 매우 아쉽다"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께서 한정된 정보로 인해서 잘못된 판단이나 인식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실 실장부터 시작해서 대변인, 수석, 참모분들은 도대체 평소 대통령하고 당정에 대해 무슨 말씀을 나누시는 거고, 어떤 정보를 드리시기에 대통령께서 내부총질이라고 인식하신 건지 당황스럽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대통령께 직언하실 수 있는 참모가 적다는 것이 한 번 더 아쉽다. 그 자리가 심기경호만 하는 자리가 아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언론 사진에 포착됐는데, 그 휴대전화 화면 속 메시지에는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인식이 이른바 윤핵관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있다고 보나'란 질문에 "해석의 문제일 것 같다. 한정된 사진으로만 보고 해석을 해야 하니까 답답해서 거기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어렵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언론에 공개된 일련의 갈등 양상 과정을 가지고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저는 잘못 생각하신 것이라고 본다"면서 "저희가 내부총질을 하려고 당대표가 혹은 당 지도부의 많은 사람들이 또 청년들이 대통령실과 지도부에 옳은 소리 한 것은 아니지 않나. 정말 당정이 잘 나아가기 위해서 하신 말씀인데 잘못 판단을 하신 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 메시지 대화 내용이 보도되고 논란이 일자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올린 것에 대해 "일단 텔레그램 발화 주체가 대통령인데 왜 직무대행께서 그 발언을 해석해서 사과문을 올리는지 더 당황스러웠다"며 "직무대행이 대통령실 대변인도 아니고 삼권분립에 기초한 여당의 원내대표인데 대통령의 발화하신 걸 해석해서 올리는 것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권 원내대표도) 내부총질이라고 인식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국민과 당원분들께 본인의 생각을 말씀드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도 당 소속 의원님들의 헌신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셨다. 이와 함께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며 "오랜 대선 기간 함께 해오며 이준석 당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 천하람 "당내 비판, 안 좋게 보나라는 인식 보여"

천하람 혁신위원은 "대통령이 비단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라는 것을 넘어서 걱정이 되는 부분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이 부분"이라고 짚었다.

천 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여당 내에서 정부를 비판하거나 쓴소리 하는 것에 대해 안 좋게 보고 계신 것 아닌가라고 하는 인식이 보인다"면서 "여당이 늘 정부 편만 들고 달콤한 얘기만 하다 보면 정부가 결코 잘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 위원은 "이준석 대표의 여러 가지 과거 행동들이 시끄러웠을지는 몰라도 그때그때 필요한 의견들을 냈다고 본다"면서 "당내 의견이 다양하게 나오고, 쓴소리가 나오는 것을 안 좋게 본다는 인식을 주면 당내 소신파 의원들이 더 위축되지 않겠나"라고 우려를 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무 불간섭' 원칙을 강조해왔던 것에 대해 "대통령이 당에 어느 정도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직접적인 당무 개입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는 특히 굉장히 뜨거운 감자였기 때문에 당 일이라 개입하지 않겠다,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윤 대통령 사이에서는 직접적인 갈등이 없는 것처럼 알려져 있었다. 이 대표도 윤핵관과 갈등이 있다고 표현했지만 윤 대통령과의 갈등은 직접적으로 언급한 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내부총질이라는 강한 워딩을 쓰면서 이준석 대표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드러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이런 의견들이 윤핵관들에게 영향을 준 것 아니냐라고 하는 의혹은 계속적으로 나올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