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 허위보고 후 1년2개월간 해외 체류
금감원 책임론에 “상당히 아쉽지만 일일이 적발하기엔 한계”
◆…우리은행. 연합뉴스 제공
우리은행은 8년간 총 697억3000만원을 횡령한 직원이 1년 2개월간 무단결근한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의 인사관리에 허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우리은행 횡령사고에 대한 검사결과를 잠정 발표한 직후 ‘사고자에 대한 우리은행의 내부 징계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무단결근은 금감원 검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은행도 몰랐다”고 답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은 2012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8년간 8회에 걸쳐 총 697억3000만원을 횡령했다. 사고자는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1년 2개월간 파견 허위보고 후 무단결근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고자가 대외기관에 파견 간다고 속이고 해외에 체류했다”며 “사고자가 과거 대우일렉트로닉스 관련 태스크포스(TF) 구성원으로 참석했던 만큼 구두보고만으로도 의심 없이 파견을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기관에 회의가 있을 때 며칠 정도 간헐적으로 출입한 기록은 남아있으나 지속적으로 근무한 기록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무단결근 외에도 사고자가 10년 이상 동일 부서에서 동일 업체를 담당하고, 이 기간 명령휴가 대상에 한 번도 선정되지 않았다며 우리은행의 인사관리에 허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검사에서 횡령사고를 적발하지 못한 것은 상당히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개별 금융사의 개별 거래 건이 아닌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일일이 적발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감원 검사는 기본적으로 금융사의 건전성이나 내부통제시스템 전반이 유효하게 작동하는지를 보고, 특정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개별 사안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게 된다”며 “사전 정보가 없을 경우는 시스템 전체를 보기 때문에 부문을 특정해 개별 팀, 개별 사안에서 어떤 일이 이뤄지는지 보기엔 한계가 있다”고 부연했다.
최고경영자(CEO) 제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냈다. 이 관계자는 “검사 결과를 가지고 파악된 사실관계를 기초로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관련자 범위를 특정하고 어떤 법규를 적용할지 법적 검토가 이뤄져야 결론이 날 것 같다. 지금 시점에서 최대 제재를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엄밀한 법률검토를 거쳐 사고자 및 관련 임직원 등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위‧금감원 공동 T/F를 구성‧운영해 거액 금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개선방안 마련을 추진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