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성장세 둔화…유로·日 회복 약화·中 부진 지속

미국 경제가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지역, 일본은 경제 회복세가 약화됐고 중국은 부진을 지속했다.

한국은행은 17일 ‘해외경제 포커스: 최근 해외경제 동향- 주요국 경제, 국제원자재 시장’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금리 상승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했다. 5월 들어 소매판매는 감소로 전환하고 산업생산 증가세가 약화됐으나 취업자 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양호한 고용상황이 지속됐다.

하지만 당분간 높은 수준의 물가 오름세와 이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성장세는 점차 약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에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큰 폭 상승하고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7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1%포인트(p) 인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로지역 경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약화됐다. 4월 이후 산업생산은 증가했으나 소매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심리도 위축됐다.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에너지 수급차질 가능성 등으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달 러시아로부터의 천연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될 경우 유로지역 경제성장률이 22년 1.3%, 23년 -1.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경제는 공급차질의 영향으로 회복흐름이 둔화됐다. 4~5월 산업생산이 중국 봉쇄조치에 따른 공급차질 등으로 크게 부진한 반면 소매판매가 증가세를 이어가고 서비스업PMI는 개선흐름을 지속했다. 향후 중국 봉쇄조치 완화, 대규모 재정지출 등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중국 경제는 방역조치 여파로 부진을 지속했다. 5월 소매판매가 3개월 연속으로 큰 폭 감소하고 산업생산도 회복이 더딘 모습을 가운데 실업률이 정부 목표치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향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조치 가능성, 부동산 부문 회복 지연 및 민간소비 여력 감소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아세안 5개국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생산이 꾸준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매판매가 증가세를 이어가는 등 회복세를 지속했다. 인도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산업생산의 증가세가 확대되고 소비심리도 개선세를 유지하는 등 회복세를 지속했다. 브라질은 소매판매가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산업생산도 원자재 및 관련 산업 호조로 5월 들어 10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하는 등 완만한 회복 흐름을 지속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 EU 등의 경제재제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생산과 소비가 모두 둔화됐다. 한편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100달러대로 하락했다. EU의 러시아産 원유수입 제한 등으로 오름세를 보였으나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속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7월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하방리스크와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상방리스크가 혼재돼 있어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주요 투자은행(IB)들도 향후 국제유가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견해를 제시했다.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 등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은 일시적이며 향후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반면 씨티(Citi)는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타원자재가격을 살펴보면 6월중 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産 공급축소와 미국의 對유럽 수출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월대비 19.7% 상승했으며 석탄 가격은 유럽 천연가스 상승에 따른 대체수요 증가로 2.7% 상승했다.

반면 LME비철금속지수는 중국 봉쇄조치 및 주요국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전월대비 5.9% 하락했다. S&P곡물가격지수는 북미, 호주지역 곡물 생산량 증가 기대 등으로 전월대비 9.0% 떨어졌다.